제목이 너무 카카오페이지 웹툰 같았을까?
방금 아이를 재우다가 드는 생각이었다.
지안아.. 너.. 집착광공 재질이 보이는구나.
집착광공은 소설 속 주인공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는 또 다른 주인공을 말한다.
요즘 나의 아이도 비슷하다. 상대는 애착인형인 토끼.
매 순간 보라색 토끼인형을 찾았다.(왜 국민템인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밥 먹을 때도 함께, 나 한 입, 토끼 한 입.
인형 입에 음식물이 질질 흘렀지만 먹여주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목욕을 할 때도 함께이다. 토끼는 잠깐 기다린대~ 토끼는 목욕하기 싫대~ 등등 토끼를 대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지만 아이는 강경했다.
토끼 없이 목욕하기 싫다고 뿌에엥 울기 시작하자 화장실이 울려 정신이 어지럽다.
결국 토끼 인형을 끌어안고 같이 목욕시켰다.
축축해진 토끼는 아이가 볼세라 후다닥 세탁기로 보내고 다른 강아지 인형으로 열심히 멍멍 소리를 내며 관심을 끌었다. 휴, 성공이다.
힘들었던 목욕시간이 끝나고 아이를 재우기 전 그림책을 읽어주는데 아뿔싸, 토끼 그림책이었다.
헤어진 토끼가 갑자기 생각나는지 또 뿌에엥 울기 시작한다.
내 잘못이다, 내 잘못.
또 열심히 멍멍 소리를 내며 지안이를 웃겨준다. 그래도 웃어주니 다행이다.
아이는 이전에 인형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내심 '애착 인형 안고 다니는 모습 한 번 보고 싶다' 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이렇게 진하게 보게 될 줄이야.
당분간 인형 빨래를 자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