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쪽으로든 아닌 쪽으로든 사람은 변합니다. 그래서 '나답다', 또는 '나의 견해'라는걸 정한다는건 참 위험합니다. 옛날에는 옳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sns에 쓴 글을 몇 달 후에 보면 부끄러워지는 일이 참 많습니다. sns에 글을 쓰는게 두려운 이유입니다.
"이게 내 생각이야.", "이게 나다운거야." 라고 못박으면 안됩니다. 그거야말로 변하는 나를 부정하고 우물 안에 갇혀서 '나답지 않게' 살아가는겁니다.
제가 활쏘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런데에 있습니다. 과거에 갇혀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거든요. 활쏘기 할 때, 첫발을 쏘기 전 '활배우겠습니다.'라고 인사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어제 옳다고 생각했던 자세로 쏘니까 안 맞을 때가 있고, 어제 틀렸다고 생각했던 자세로 쏘니까 잘 맞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력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궁사라도 '활배우겠습니다.' 라고 인사하는겁니다. 활쏘기를 하며 '오늘은 이렇게 고쳐볼까.', '오늘은 조금 더 당겨볼까.' 하고 수정을 거쳐나가는 과정. 그 속에서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며 기쁨을 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