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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썬구리 Apr 23. 2024

활쏘기와 함께 즐기기 좋은 풍류 2가지

[개처럼 벌어서 선비처럼 쏜다] 3일차


 활쏘기는 전쟁을 위한 무예이기도 하지만, 한량들의 풍류생활이기도 했습니다. 상상해보세요. 물소리 새소리 가득한 산 속, 고요한 가운데 온 정신을 몰입하여 활을 쏩니다. 1초, 2초, 3...초! 순식간에 날라간 화살이 과녁을 '탕' 하고 맞는 순간! 정말 한량의 스포츠 아니겠습니까?


 운치가 가득한 활쏘기, 같이 즐기기 좋은 풍류생활을 몇개 소개해봅니다.


 1. 차마시기

 저는 종종 활터에 차도구를 챙겨갑니다. 활쏘기는 아주 정적인 운동이기에, 차마시기와 궁합이 좋습니다. 오래 우려도 되는 꽃차같은 경우, 물을 부어둔 다음 활을 쏘고 오면 맛있게 우러나져 있습니다.

 

 더군다나 차는 대화의 매개체로써 아주 훌륭합니다. 선배 활량분들에게 차 한잔 내어드리면 '겸손한 청년'이라며 칭찬도 듣고, 대화나누며 친해질 수도 있으니 아주 좋지 않습니까!


 2. 독서

 활터에서는 책이 술술 읽힙니다. 자극이 가득한 요즘 사회에 비해 고요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이니 당연지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활쏘는 날은 책 한권 읽는 날이라고 정해두고 꼬박꼬박 지켜나가고 있는데,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특히 활쏘기는 '동진동퇴'의 규칙이 있습니다. 다같이 쏘러가서 다같이 물러난다는 규칙입니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함이지요. 그래서 자기가 원한다고 활을 마구 쏠 수 없습니다. 3~5분 정도 다같이 쏜 다음, 10~30분 정도 쉬다가 또 다같이 쏘는 식이거든요. 그래서 활터에서는 활을 쏘는 시간보다 휴식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책을 읽는다면 그 시간을 더욱 알차게 활용할 수도 있겠지요.


 소비나 폭식처럼 단시간에 도파민을 채워주는 여가활동이 많습니다.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보니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그런 자극적인 여가활동에 도취될 수 밖에 없지요. 활쏘기는 당장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여가활동은 아닙니다. 그러나 차근차근 우리 삶에 한 축으로 자리잡으며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생산적인 여가활동입니다.


 접근성도 생각보다 훌륭합니다. 전국 400곳의 활터가 있습니다. 활을 쏘다보면 '스스로 이루었다'는 쾌감이 서서히 생기는데, 이게 정말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조금 내어 같이 활쏴요. 항상 행복합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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