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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사장 Apr 22. 2024

활터 문화에 대해서: '집궁례'

[개처럼 벌어서 선비처럼 쏘기] 2일차

 활터는 개인의 사업장이 아니라 '공동체'이다. 그래서 옛날 마을공동체, 시민공동체의 문화가 있다는게 활터의 또다른 재미이다. 대표적인게 '집궁례'이다. 활쏘기를 착실히 연습한 다음, 정식으로 사대에 서는 날 치르는 예식을 '집궁례'라고 한다.


 사대에 선다는건 145m 거리에 있는 과녁을 쏠 능력이 갖추어졌다는 뜻이다. 그 이전에는 가까운 거리에 과녁을 두고 연습한다. 국궁은 점수제도가 없고 맞추고 못맞추고로 득점여부를 결정한다. 그만큼 쏘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대에 설 수 있다는건 큰 의미가 있다.

 

 집궁례 때는 활터의 대표인 '사두'님을 비롯해, 정의 임원님들과 지도해주신 사범님이 참석한다. 큰 행사인만큼 사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석한다. 음식을 가득 준비하고 편을 나누어 활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옛날 마을 잔치와 같다.

편을 나누어 경기하는걸 '편사'라고 한다. 돈을 걸기도 한다.
가득 세워진 활을 통해서 참석자의 수를 헤아릴 수 있다.


 집궁례 때는 본인의 이름과 소속을 새긴 '궁대'를 지급하기도 한다. 집궁례의 핵심은 축하뿐만 아니라, 소속에도 있는 셈이다. 본격적으로 한 활터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활동한다는 '소속' 말이다. 사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 소속감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공동체가 개인의 취미에 지나치게 간섭을 한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을 다소 내려놓는게 좋다. 활터 공동체가 있기에 활을 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느끼기 어려운 정감 가득한 활터공동체, 그 매력 속으로 빠져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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