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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썬구리 May 02. 2024

다른 활터에 놀러 가기 '타정습사' 문화

[개처럼 벌어 선비처럼 쏜다] 8일차

 

 얼마 전에 시리즈에서 '활 배우겠습니다'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활쏘기는 매일매일 수정하는 과정이 매력적인 스포츠. 궁사들이 매일 '활 배우겠습니다.'라고 인사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날의 컨디션, 바람, 습도 등에 따라 매일 새로운 환경에서 활을 쏘게 되니까!



 그런데 자정(*자기가 소속된 정)에서만 활을 쏘다보면 그 매력을 극대화하기 어렵다. 아무리 매일 조건이 달라진다고 해도, 계속 다니다 보면 비슷한 환경에 질리게 된다. 실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활을 쏴본 궁사와 그렇지 않은 궁사의 실력은 분명 다를 테다.


 그래서 궁사끼리는 다른 정을 방문해서 활을 쏘는 '타정습사' 문화가 있다. 소속된 정이 있는 궁사라면 누구나 박카스 한 박스 사가지고 가서 '활 배우러 왔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궁사끼리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문화이다.



 타정습사를 나가서 다른 정의 건물인 경치를 감상하는 일도 참 매력적이다. 활터마다 분위기가 확확 달라서 여행 가는 기분과 같다. 물론 다른 정에서 활을 쏴보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맛도 있다.


 서울의 공항정이나 석호정, 난지국궁장은 외부인을 반기기로 유명한 활터라고 하는데 한 번씩 가보고 싶다. 공항정은 가봤다. 우리 인천 연무정도 누구나 와서 활을 즐길만한 분위기이다.



 아. 정말 활쏘기, 국궁이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무한한 재미를 준다. 특히 무협지를 사랑하는 나 같은 사람은 가슴이 '뻐렁차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국궁이다. 다른 활터에 가서 인사를 올리고 활을 쏜다니. 이건 마치 화산파와 종남파의 비무 같은 게 아닌가?


 누구나 합법적으로 강호에 입문할 수 있는 방법, 국궁 배우세요. 참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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