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호 Apr 06. 2024

자기혐오와 자기애

 Q. 왜 주목 받고 싶은 거야?


 A. 모르겠습니다.


 Q.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서잖아. 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가 하면 자존감이 낮아서다. 자신감이 없으니 자기가 자신을 인정하는 게 불가능 해. 그런 주제에 자기애만큼은 누구보다 강하지.


 A. 자기애가 강하다니요! 그건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저보다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전 제 자신이 정말 싫습니다. 아무것도 잘 하는 것도 없고 발전하려는 노력따위 없이 과거를 후회하기만 하는 쓰레기.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 수십 번도 하는 제가 자기애가 강하다니요? 


 Q. 자신에 대한 극단적 부정과 혐오. 그런 점이 자기애가 강하다고 하는 거야. 평범한 사람들은 그 정도까지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


 A. 그럼 저는 어떡하면 좋을 까요?


 Q. 불특정 다수가 아닌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존경할 수 있는 멘토를 찾아. 평가의 기준이 있으면 흔들리지 않아.


 A. 그건 저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그 멘토가 저를 칭찬하거나 인정하는 순간, '나따위를 칭찬한다고? 저 사람 보는 눈이 쓰레기인가?' 라는 생각에 그 사람자체를 의심하게 됩니다. 이런 자신이 너무 혐오스럽습니다.


 Q. 그것도 어렵다면 남은 건 하나 밖에 없어. 자기 인정. 어찌 됐든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수 밖에 없어.




 자기혐오에 빠져 이에 벗어나기 위해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자신을 향한 극단적 부정과 혐오 자체가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이루어지는 행동들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혐오를 하는 것입니다.

 관심이 없는 사람은 싫어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그 정도로 자신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마음에 들던 마음에 안 들던 그러려니 하고 무심하게 지나칠 테지요. 그 정도가 심해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밤새워 일하는 사람들도 세상에 많습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몸을 망가뜨려가며 일하신 부모님들이 예시가 되겠네요. 그들은 자기 자신보다 가족을 더 사랑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무언가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 하고 싶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뭐 그런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이 진정으로 해야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야지'가 아닙니다. 그건 이미 누구보다 하고 계시니까요.

 당신이 해야 하는 건 사랑 그 자체가 아닌 사랑하는 자신을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건 당신밖에 없습니다.

이전 05화 부정적 사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