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협상의 전략 (연봉, 고과, 프로젝트 등)

일잘러의 전략

by 신버터

협상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다들 하는 생각이 (나도 그랬지만) 무언가 전략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겨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과일을 사러 전통 시장에 간다면, 얼마라도 깎아야 왠지 내가 협상에서 이긴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전혀 말이 안 통해서 과일을 표시된 가격 그대로 샀다면 협상에서 실패한 느낌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협상은 이기는 게 아니다. 이것이 협상의 전략이 시작되는 포인트이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Interest와 상대방의 Interest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Interest와 상대방의 Interest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나의 Interest 만 만족시키고, 상대방의 Interest는 만족시키지 못하는 협상이라면 최상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할 수 없다.



1. 관계가 중요하다.


협상에 있어서 시작은 관계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상대방이 협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은 '가벼운 대화'이다. 연봉이나 고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기가 얻고 싶은 것만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그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얼굴을 붉히거나 예의 없이 자리를 떠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전형적인 이기려는 협상의 모습이다. 직급을 가지고 깡패처럼 지시하는 모습도 이런 힘의 협상의 예이다.


물론 그 자리에서는 이길 수 있다. 하지만, 관계가 깨어질 것이고, 그다음은 추가적인 협상은 불가하다. 마음이 닫힌 사람 앞에서는 어떤 좋은 옵션을 제공해도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가벼운 대화로 시작하라. 미국 사람들이 "How are you?"를 물어보는 것도 어쩌면 이러한 협상의 전략일지도 모른다.



2. 나의 Interest 보다는 먼저 상대방의 Interest를 물어보라.


협상에서 왜 남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일까? 나의 Interest와 상대방의 Interest 가 다른 상황이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떤 방향으로 녹여낼 수 있을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은 나와 너에서 우리의 Interest를 도출해 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은 답을 찾는다면 협상은 성공이기 때문이다.


흔히 쓰는 협상 예화 중에 오렌지 이야기가 있다. 두 자녀가 서로 오렌지 한 개를 가지겠다고 싸운다. 엄마는 와서 결국 오렌지를 반으로 잘라서 나눠줬다. 사실 한 자녀는 오렌지의 알맹이를, 다른 한 자녀는 오렌지의 껍질을 필요로 했던 것이었음에도 말이다.


인시아드에서 주관하는 Executive 협상 전략 교육을 받고 나서 내가 얻은 교훈 두 가지가 있었다.


- Small Talk의 중요성

- 상대방의 Interest를 물어보는 것


특히 이슈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의라면 더욱더 위의 두 가지는 중요하다.


회의에 참석해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의외로 자신의 입장만을 시종일관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위의 두 가지를 머릿속에 둔 상태에서 회의에 참석하면 보다 여유를 가지고 회의를 할 수 있다.



3. 멀리 보라


너무 단기적인 마인드로 접근하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더라도 상대방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었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나에게 (혹은 상대에게) 손해처럼 보이는 결과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다른 value를 협의해 보라. 이런 대화를 통해서 의외의 성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


연봉이나 고과 협상에 있어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당장 얻지 못했더라도, 협상의 자리에서 회사에서 나를 중요한 인물로 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금전적인 보상 이외에 나에게 얻을 수 있는 혜택 (교육이라던지, 업무 Scope을 넓힌다던지) 이 있을지 다른 Value를 이야기해 보라.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번 면담계획 (혹은 정기 면담 계획)을 요청해서 이 Thema를 가지고 계속 협상을 이어 나가보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고, 어찌 보면 지금은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프로젝트라고 할지라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중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 궁극적으로 나와 너를 떠나 '우리'가 얻을 수 있는 Value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 보라.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이 아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더 나은 Value를 추구하는 것이 협상의 전략이다.


keyword
이전 09화직장에서 승진하는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