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나는 평소보다 1시간 더 일찍 눈을 떴다. 집안의 조용한 분위기가 하루를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아침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불을 빨래하며 상쾌한 공기를 느끼고, 덤벨을 들어 올리며 몸을 일깨웠다. 영양제도 챙겨 먹고, 느긋하게 하루를 준비하는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다.
시작이 좋다. 나에게 월요일은 단순한 주의 시작이 아니라 지난주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리셋의 날이다. 매주 월요일은 그 자체로 경건한 의미를 지닌다. 한 주의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다시 한번 다짐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가 어땠든, 월요일은 항상 새로운 기회를 주는 날로,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오늘의 기세로 또 한 주를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가득하다. 이번 주는 내적과 외적으로 디톡스를 시작하려 한다. 내 안에 쌓인 더러운 것들을 모두 빼내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이 모든 관계과 일상을 다시.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의 잘못과 허물을 하나하나 집어내는 데 정말 능한 사람이다. 그렇게 주위 사람들을 재단하다 보니, 드는 생각이 있다. '이렇게 가다간 나 정말 외로워지겠구나.' 지난주 동안 나는 깊은 고뇌와 씨름했다. 내 안의 결핍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이런 조명은 참 괴롭다. 하지만 필요하다.
‘나’라는 존재를 분해하며 마주한 결과, 내 안에는 선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라는 오만함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누구길래 감히 타인을 재단하고 평가하고 비난했던 것일까? 그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교만하기 짝이 없는 착각 속에, 나는 그렇게 신랄하게 그들을 비난했다.
내 비판이 정당하다고 믿었고, ‘그들과는 달라’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그런 비방의 말이 나왔던 것 같다. 더 견딜 수 없는 사실은, 내가 아예 대놓고 못되었다면 이 죄의 깨달음도 빨랐겠지만, 의로운 척, 나는 안 그런 척, 독을 뿜어내고 있었으니, 이건 나 자신도 속기에 충분했다.
독한 말을 쏟아낼수록 내 안에는 더 많은 독이 쌓인다. 격렬한 말들이 입에서 나올 때마다, 시원함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분노가 더 쌓이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런 감정의 굴레 속에서 사는 내가 지겨울 때가 있다.
속에 묵은 것들, 분노와 외로움, 질투와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싶다. 아프지만, 이 모든 감정의 뿌리를 더 세세하게 알고 싶다. 나의 만성적인 분노와 시기, 두려움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 원인을 마주하고 돌파하고 싶다. 반복되는 패턴을 깨고 싶다.
오염된 물을 깨끗한 물로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히 더러운 물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물을 더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더러운 물이 정화되는 것처럼, 나의 내면에 쌓인 어둠과 불순함도 사랑으로 채워지고 싶다. 사랑이 내 마음에 풍성히 부어짐으로써, 나의 결핍과 고통이 제거되길 바란다. 그 사랑의 샘물이 흘러나와 나를 정화해 주기를... 내 안에 사랑만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