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세 번째 - ‘공모전’

by 지혜

이제 공모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지금까지 독후감 및 에세이 공모전에서 8번의 수상을 했다. 직장 다니면서 시작했던 도전이었기에 1년에 1~2번 도전했고 좋은 결실을 매번 맺었었다. 전업주부가 된 이후에는 개인시간이 더 많아지니 공모전에 더 많이 도전하면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거라 자만했다. 그래서 작년에 총 9개 공모전에 도전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1개 빼고 다 탈락했다. 큰 성취가 없어 참으로 속이 상했던 나날이었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 2024년은 안 되는 해인가보다 낙담을 많이 했던 나날이었다.


그래도 '글'의 멱살을 잡고 쓰기를 이어갔다. 언젠간 되겠지 싶었으니까. 브런치스토리 출간 프로젝트에도 보기 좋게 탈락했다. 다행히 브런치스토리 공모전 발표 직전 타 공모전에서 수상해서 예전만큼 낙담하지 않았다.


7번 떨어지고 8번째에 2위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분수처럼 왈칵 쏟아냈다. 상금도 크지 않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독후감 공모전이었지만 스스로가 대견했다. 지하 100층까지 떨어졌던 내 자존감이 아주 조금 회복되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원하는 걸 놓지 않고 꾸역꾸역 한 끝에 아주 작게나마 성취한 것에 위로를 느꼈다. 꾸준히 하다 보면 내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돌아온다는 믿음을 더 놓지 않기로 결심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브런치스토리 출간 프로젝트에 떨어지고 나서 매일 고민을 이어갔다. 이제 내가 썼던 기록을 각 출판사에 투고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으니까. 출간을 원했다. 그러나 원고가 부족해 보였다. 기획도 어중간했다. 누군가가 옆에서 조언을 해주면 참 좋을 텐데 투고메일을 보내면서 조언을 구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어설픈 기획으로 평범하게 써서 서점 매대에서 금방 대체되는 그런 책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투고 메일은 보류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거의 일분일초도 쉬지 않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싶은 욕망으로 '글'만 생각했다. 이런 간절함이 꼭 최고의 성취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많이 경험했다. 베스트셀러 도서이든 평범한 책이든 내 눈에는 다 대단해 보였다. 어떻게 기획해서 이런 책을 만들었을까, 누군가 제발 내게 조언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이곳에 적기로 한 것이다. 이것도 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꼭 성공해야만, 뭔가 성과가 있어야만 글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노력했던 과정 자체도 소재가 될 수 있다. 매일 쓰진 않았지만 쓰기 위해, 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계속 고뇌했던 그 시간들도 소중하다. 반드시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도 있는, 빛을 보지 못했던 '빚'과 같은 글을 이렇게나마 보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성공신화, 좋은 성과, 돋보이는 능력, 이것들과 정반대의 평범한, 아니 평범해지기도 힘든 실패담도 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실패하면서 느꼈던 순간순간의 솔직한 감정도 함께 엮는다면 누군가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다.

8번째 독후감 공모전에 도전했을 때도, 평범하게 남들과 같은 경로를 가지 못했던 실패했던 순간들을 글로 옮겨놓으니 작게나마 성취를 얻은 것이었다. 부족했던 일들도 자아를 성찰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잇는다면 그 자체가 진정성이 되는 것이니까.


에세이나 독후감은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세계다. 공모전에 노하우는 없다. 미리 심사평을 확인하고 내 상황이나 생각에 잘 맞는 선정도서를 고르고 열심히 퇴고하고, 에세이의 경우 내 안의 언어들을 최대한 끄집어내야 한다. 이것이 전부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때에야 결과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주제는 길게 쓸 것이 없어 넘어가기로 했다. 백발백중 공모전에 수상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이미 나보다 글로써 더 많은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많았으니까. 그래도 공모전 수상작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어서, 부족한 글이지만 수상했던 글들을 잠시 이곳에 소개하고자 한다.


실패담인데 왜 공모전 수상작을 공개하느냐고? 실패담만 엮기엔 그래도 명색이 베스트셀러를 희망하는 작가인데 자존심만 너무 상할 것 같지 않을까. 일부분이라도 8년 동안 애써왔던 글을 아주 조금 자랑하고 넘어가고 싶으니 이번만 좀 참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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