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종, 《광휘의 속삭임》
P06. 나를 불 때다오 너를 불 때줄게 - 정현종, 《광휘의 속삭임》(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시인선352)
시인은
도저하게
선언합니다.
‘현대 세계의 제일가는 비방 고요여’라고요.
고요가
무시나 외면이 아니라
비방이라는군요.
그렇다면
시인의 다음과 같은
시구가
이해됩니다.
‘나를 불 때다오 너를 불 때줄게’라는 시구가요.
그러니까
비방이 아닐 값이라면
불 때주는 정성과 진심이
필요하다는 얘기겠지요.
불 때주기를 바라고
불 때주고 싶어 하는
시인의 마음이
뜨겁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불 때주는 사람이
우리를 찾아온다면
그건
어떤 일일까요?
시인은 말합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라고요.
왜요?
불 때주는 사람이니까요.
불 때주러 오는
사람이니까요.
불 때주러 오는 사람은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에
그가 오는 일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일’일 겁니다.
그건
시인의 말대로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시인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규정합니다.
시에 대해서요.
‘우리의 사는 곳이 생생하기를 바라는 움직임’이라고요.
그렇습니다.
그렇듯
갸륵하게,
기특하게
불 때주러 와서
따뜻하게,
뜨겁게
불 때주면
우리가 사는 곳은
여지없이
생생해지지
않을까요.
이것이 시의
구실이요
기능이요
역할이요
임무 아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