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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am May 09. 2024

건강한 돼지가 이런 모습일까?

인생 최대 역대급 몸무게를 찍었다.


건강한 돼지가 이런 모습일까?


건강한 돼지로 산지도 이제 꽤 되었다.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후부터니까 벌써 2년 5개월이 다되어간다. 더 이상 내 무릎이 버티기 힘들었나 보다. 살려주세요 콕콕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무릎통증과 족저근막염이 와서 꾸준히 해 오던 운동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80kg을 찍었다.

와 씨~ 앞자리가 '8' 이라니? 눈이 튀어나올 뻔했다. 만삭 때도 최고 많이 나갔던 몸무게가 25kg이 늘어서 79kg이었는데,,, 80kg이라니? 인생최대 역대급 몸무게다. 앞자리를 얼른 바꾸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8->7->6-> '5' 꿈의 숫자다. 가능할까? 덕지덕지 붙어있는 내 몸의 지방들을 다 정리해서 가벼워지고 싶었다. 몸도 마음도.



                                                                                                                                                    


치유글쓰기 목표 중의 하나가 생활습관을 개선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다. 체중 감량은 덤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살이 빠져야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자신감은 제로다. 우선 눈에 보이는 숫자부터 줄여나가기로 다짐을 해본다. 일주일에 1kg을 줄이고, 빠진 그 체중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요요의 늪에서 빠져나와 내 키(169cm)에 맞는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유지어터로 좋아하는 줌바를 다시 하고 싶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자신만의 숙원사업 같은 과제 하나씩은 안고 살아갈 텐데 나에게는 그게 다이어트다. 마음먹은 건 꼭 해내는 성격인데 다이어트만은 안된다. 성공했다가도 다시 요요로 성수기와 비수기의 무한반복이었다. 다이어트 인생만 어언 20년이 된 것 같다.



날씬한 것보다 달콤한 것은 없다.


다이어트가 공부와 운동이랑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당장의 쾌락보다는 힘듦을 참고 견뎌야 하고, 반복되는 것을 꾸준히 해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꾸준함을 뛰어넘는 건 아무것도 없겠지?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한다면 나도 가능할 것 같았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잘하려고 하는 강박적인 성향의 나는 마음에 부담을 덜고 시간의 힘을 믿으며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갖고,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말하는 대로 해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먼저 구체적인 목표와 기간을 정하고 실천계획을 작성했다. 우선 100일이다. 곰도 100일 동안 마늘만 먹고 인간이 되지 않았던가. 100일 동안 앞자리를 2번 바꾸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저녁 7시 이후 금식하며,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음날 오전 11시 이후에 첫 끼니를 먹을 수 있다. 요즘 많이 하는 간헐적 단식이다.


(내 계정의 인스타 피드 식단 사진들)

                 


오전 11시 : 먹고 싶은 메뉴  (딱 1인분만)

오후 5~7시 : 가볍게 샐러드 또는 아이들이 남긴 저녁

너무 배고플 땐 중간에 탄산수+레몬즙 또는 방울토마토+삶은 계란 또는 두유(무가당, 무첨가)


한 번에 바꿀 수 없다. 바꿔지지도 않겠지만. 차근차근 지속할 수 있는 나만의 식단으로 개선해야 한다.

제육볶음이 너무 먹고 싶은 날은 현미밥 1/2에 쌈채소를 많이 해서 오전에 먹었고,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는 떡을 곤약이나 현미로 만든 떡을 넣어서 만들어 먹었다. 라면이 먹고 싶은 날은 숙주나물 듬뿍 넣어서 두부면 이나 어묵면에 라면수프만 넣어서 먹었다. 나름 충족이 되었다. 달달한 게 먹고 싶은 날은 카카오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이나 벌꿀과 과일을 넣은 그릭요구르트로 달래주었다. 시원한 맥주는 탄산수로 대체했다.


그동안 습관이 되어버린 육아퇴근 후 한잔이 가장 참기 어려웠고, 무너지는 날도 있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실까 말까 내 자아(ego)와 엄청나게 싸울 때면, '날씬한 것보다 달콤한 것은 없다'라는 문구를 되뇌었다. 흔들리는 나를 버틸 수 있게 해 준 내 마음에 들어온 문구이다.  

원하는 몸이 되었을 때 입고 싶은 옷과 헤어스타일 등등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꼬르륵 소리가 나면 '나 살 빠지고 있구나, 젊어지는 중이구나!' 라며 배고픔을 즐겼다.




p.s

같은 제목의 글은 서랍 속에 넣어두었습니다.

내용은 같으나 라이킷해주셨던 분들에게 이 글을 남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브런치북 연재를 설정하고 작성을 해야 했는데 무지했습니다.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려요.


*매주 목요일마다 연재할 것입니다.

변화되고 성장하도록  글을 읽는 동안 만이라도 마음속으로 응원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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