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뭘 할까 고민하다가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서둘러 영화관이 있는 쇼핑몰로 향했다. 영화도 재밌게 보고, 아이쇼핑을 했다. 처음 보는 브랜드도 많았고 마네킹들은 어느새 가을, 겨울옷으로 갈아입었다. 아기자기한 소품샵까지 볼거리가 다양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구경했다.
여느 때 같으면 아이들 옷만 보였을 것이다. 오늘은 달랐다. 내 스타일의 예쁜 옷들이 눈에 들어왔다. 살이 찐 이후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사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필요한 옷이 있으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했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아이쇼핑만 하는데도 들떴다. 거울에 대보기도 하고, 이 옷 저 옷 코디한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입어봤으나 마음에 안 든다. 아휴. 그렇다고 큰 사이즈의 옷은 사기 싫다. 내 몸을 옷에 맞춰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아! 살 빼서 입고 싶은 옷 마음대로 입어야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예쁜 옷 입어야 하지 않겠어? 이제 더 이상 예쁜 옷을 못 입고 나이 들어갈 생각을 하니 억울할 것 같았다.
예쁜 옷만 입고 디자인만 보고 고르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지. 지금 거울에 비친 나는 영락없이 퍼질 때로 퍼진 아줌마였다. 초라함이라는 걸 느꼈고 살 빼서 다시 와야지 하며 강력한 자극제가 되었다. 다시 입고 싶은 옷 마음대로 고르고 예쁘게 입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이 재미를 그동안 잊고 살았구나! 움츠리지 말고 자주 나와서 구경도 하고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종종 가져야겠다고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