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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래빗 이야기

언어로 바꾸고 풀어내기

by 박수미

강의를 듣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막상 내가 설명해보려하면 말문이 막힌다.

고사장에서 받아 든 시험지에 주관식 문제로 가득했다. 막막하고, 부담이 앞선다.

언어로 풀어내는 건 언제나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도 그렇다.

분명 원문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한글로 바꿔보면 왠지 이상하다. 느낌이 전혀 다른 것 같다.

번역 연습을 해도 그 틈은 쉽게 메꿔지지 않았다.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티가 안 나는 게 집안일과 번역 작업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해야지 제자리 걷기라도 한다는 생각에 짧은 그림책 하나를 골라 연습했다. 고전 중의 고전 '피터래빗 이야기'다. 오래전에 저작권이 만료되면서 퍼블릭 도메인으로 넘어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한참 내용을 곱씹고, 몇 번을 들여다본 뒤에 바꾸었다. 단숨에 얻어지지 않는 매끄러움을 찾아가면서 말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버텨준 스스로가 고맙다.



피터래빗 이야기 읽기 어떠셨나요? 쓰고 옮기면서도 괜찮은지 몰라서 조마조마합니다. 편안하게 읽혔으면 좋겠네요. 브런치 글 반응이 좋으면 다음편에 이야기 끝까지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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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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