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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Sep 09. 2024

첫 기관투자 유치를 끝낸 대표님께

대표님,


투자유치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을 겁니다. 미리 짜놓은 계획도 있을 거고요. 첫 기관투자 유치를 마쳤던 제 모습을 떠올리며, 대표님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투자는 양날의 검입니다.


투자금이 절실했던 회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갑작스럽게 자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총알이 생긴 건 좋지만, 자칫 몸에 불필요한 지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곧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자는 내외부의 압력이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흔들리지 마세요.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마치 성공한 것처럼 들뜬 분위기를 경계하세요. 구성원을 모아놓고 투자를 받은 이유, 회사가 달성해야 할 목표를 분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길 바랍니다. 배고픔을 잊지 마세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투자금을 집행하는 모든 계획에서 반드시 '왜'라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납득할만한 답이 안 나온다면 그저 돈이 생겼기 때문에 쓰는 것입니다.



채용과 페이드 마케팅에 신중하세요.


특히 이 두 가지는 '왜'라는 질문을 세 번씩 해보세요. 투자를 받고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비용입니다. 월 비용으로 보면 전체 투자금 규모에서 작아 보이지만 다시 줄이기 어려운 비용입니다. 인건비를 줄이는 건 고통스러운 과정이고, 광고비를 줄이는 건 성장률을 양보해야 하는 싸움이 될 것입니다.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기억하고, 이를 강화하는데 투자하세요.


현재의 투자금도 여러 역량을 동시에 키우기에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우리 팀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것, 바로 핵심 사업, 핵심 역량 한 가지에 자원을 집중하세요. 기계적인 전직군 채용을 피하고 채용계획도 이것에 align 하세요.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부족하다는 볼맨 소리를 들을 때마다 흔들릴 겁니다. 조직은 크기와 상관없이 늘 인력이 부족하다 느낀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복지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여러분의 구성원은 안락함이 아닌, 성장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선택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라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월급 끊길 걱정 안 해도 되는 내실 있는 회사를 만들어 가세요.



수익 내는 일에 소홀하지 마세요.


수익 내는 걸 미래로 미루지 마세요. 대부분의 경우, 정말 필요해서라기보다 돈을 청구할 용기, 또는 청구할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를 고칠 용기가 없기 때문에 미룹니다. 언젠가 해야 한다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투자를 받고도 투자금 없이 생존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 놓으면,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후발 주자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고객 만나는 일을 다른 이에게 미루지 마세요.


대표님은 앞으로 더 바빠질 겁니다. 점점 데이터나 팀원들을 통해 VOC를 들으려고 할 거예요. 그것들이 고객과의 대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한 확신 또는 작은 불편함을 다 말해주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여전히 대표님의 가장 중요한 일은 고객을 직접 만나는 일임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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