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11번째 나라, 1번째 도시
프라하에서의 한달살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추억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허락했다.
우리의 프라하 숙소는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에서 이미 결정돼서 지인들에게만 공개로 되어 있는 SNS에 소식을 전하고 누구든 놀러 오라고 했는데 영국에서 공부하던 지인이 마침 크리스마스 휴가 때 남편이랑 프라하에 놀러 갈 계획이라고 연락을 해왔다.
프라하에 오면 무조건 우리를 보러 오라고 얘기했는데 정말로 연락을 해와서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우리 집에서 자고 가도 된다 했는데 지인 부부도 아내는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남편은 한국에서 일을 하다가 휴가에 맞춰서 프라하로 온 거라 두 사람의 시간이 필요해서 우리와는 한 끼 식사만 하기로 했다. 영국에 있느라 한식이 그리웠을 지인을 위해서 돼지고기 불고기와 김치찌개, 애호박전을 준비했는데 부족한 솜씨지만 맛있게 먹어줘서 보람이 느껴졌다.
서로의 근황에 대한 얘기를 하고, 결혼하고 공부를 시작해서 장거리 부부가 된 느낌이 어떤지, 공부를 마친 후의 계획에 대해서 묻고, 우리도 앞으로의 여행 일정에 대해서 나누고 함께 탄자니아 선교를 갔을 때의 추억도 나누면서 한참을 대화하다 보니 금세 시간이 지나갔다.
우리 집이 프라하 시내에서 30분 거리인데 더 시간을 보내다가는 둘이 시내로 다시 돌아갈 기차 시간에 늦을 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배웅을 했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인 영국에서 일정이 되면 다시 꼭 만나자는 얘기와 함께 포옹으로 작별을 했다.
이렇게 반가운 사람들을 때론 그들의 나라에서, 때론 생각지 못했던 제3국에서 만나게 될 때마다 다시 한번 이 여행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좋은 사람들과 쌓은 또 다른 추억은 프라하에 있는 동안 만난 교회 공동체와의 시간이다.
체코, 프라하 1편에서도 한달살이의 장점으로 잠깐 언급했는데, 세계 일주 중 다른 여행지에서는 일정이 일주일 이하라 보통 한 도시에서 1번 이상 같은 교회를 갈 기회가 없다 보니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여기서는 한 달간 일요일 4번에 크리스마스와 송구영신 예배까지 6번을 같이 모여 예배를 드리다 보니 프라하의 우리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목사님 부부는 따로 우리를 집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주셨고, 여행 중인 우리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던 중 배낭여행의 단점 중 하나가 예쁜 옷을 입고 싶어도 배낭의 무게 때문에 옷을 늘리지 못한다는 말에 프라하에 있는 동안에라도 예쁜 옷 입으라고 사모님은 사이즈가 안 맞아 이제는 못 입지만 옷의 상태는 너무 좋은 코트와 니트를 선물해 주셨다.
또 온돌이 아니라서 방은 따뜻해져도 방바닥이 찬 유럽 집에서 오래 쓰지 못하고 결국 버려야 할 실내화가 저렴하지 않아 구매를 고민하면서 못하고 있었는데 수면 양말을 선물 받아 그 대체로 잘 사용했다.
잠깐 왔다가 떠나는 사람들로 보지 않고 마음을 나누고 친절을 베푸는 교회 공동체의 사랑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감사했다.
새해가 되는 순간에도 목사님 가정과 몇몇 성도 가족들과 함께했다.
주일예배를 드린 후 식탁 교제를 하는 시간에 프라하의 새해 불꽃놀이에 대한 얘기를 하며 우리는 처음이라 잘 모를 테니 본인들이 매해 보러 가는 잘 보이고 사람들이 덜한 장소로 같이 가자며 제안을 해주셨다.
프라하의 새해 불꽃놀이는 어느 한 기관이 아닌, 개개인 또는 호텔, 식당 등에서 불꽃놀이 폭죽을 각자 터트리기 때문에 여의도 불꽃놀이처럼 엄청 큰 불꽃은 아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막 터져 굉장히 화려하다.
시내에 연달아 여기저기서 계속 터지는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예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떠나기 전 주일에도 다 같이 송별회를 해주셨는데 목사님 가정과 낮에 시간이 되는 한 가정이 우리 집 근처까지 작별 인사를 하러 와줘서 메트로폴 안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들 중 가보신 장소에 대해서는 여행 팁도 알려주시고 가서 맛있는 거 사 먹으라며 약간의 유로도 챙겨주셨다.
한 달간의 인연도 귀하게 여기면서 섬겨주니 여행을 통해 만난 좋은 인연에 감사하고 우리 부부도 다른 이들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살자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좋은 사람들과의 헤어짐과 프라하 시내보다도 더 출근도장 찍듯이 갔던 즐리친(Zlicin)역 옆 메트로폴 쇼핑몰, 그리고 우리 집 냉장고를 책임져주던 알베르트(Albert) 마트, 거기서 우리 집까지 이어지던 지름길, 이 모든 것이 벌써 그리워질 것을 아쉬워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안고 프라하에서의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