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2

북미대륙, 2번째 나라, 3번째 도시

by 해피썬

시카고의 두 번째 숙소는 메인 관광지와 가까운 시내에 있어 친구네 가족이 차로 우리를 데려다줬고, 두 번째 숙소 앞에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시카고의 두 번째 숙소는 2층 전원주택이었다.

이 집은 주인이 함께 살면서 빈방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 숙소가 아니라 모든 방을 임대해 주는 숙소라서 1층의 3개 정도 되는 방과 2층의 방 2개를 이용하는 다른 투숙객들도 있었다.

시카고 숙소를 예약할 때 방만 빌리는 숙소와 방에 욕실이 있는 숙소가 약간의 금액차이로 같이 있길래 둘이서 편하게 쓰자하고 욕실이 있는 숙소를 예약했는데 나머지 네 개 방의 투숙객들이 한 욕실을 사용하기 위해서 1층 거실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아침, 저녁마다 보게 됐을 때 이 선택에 대해서 스스로 칭찬했다.

다행히 저녁에 주방을 이용하는 투숙객이 없는 건지, 시간이 겹치지 않은 건지 주방은 붐비지 않아서 우리끼리 욕실과 방을 사용하는 우리는 숙소 자체에 사람이 많은 게 큰 영향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을 간단히 먹고 바로 시카고 메인 시내로 나갔다.

시카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콩모양의 조형물인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가 있는 밀레니엄 공원으로 향했다.

클라우드 게이트는 그 원래의 이름보다 빈(the bean)이라고 많이 불리는데 말 그대로 콩 모양으로 생겨서이다. 모든 면이 거울로 되어 있어서 그 앞과 뒤, 가운데까지 돌아다니면서 때로는 길쭉하게, 때로는 짧퉁하게 비추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꽤 있다.

나랑 남편이 좋아하는 영화 <소스코드>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거울에 비친 두 주인공의 모습을 생각하며 우리도 비슷하게 사진을 찍어봤다.


시카고도 뉴욕만큼이나 도시 전망이 좋다 하여 어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게 좋을지 검색하다가 미시간호수와 밀레니엄공원 속 클라우드 게이트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데 저렴하기까지 한 곳의 정보를 찾게 됐다.

시카고 애틀래틱 어소시에이션 호텔(Chicago Athletic Association Hotel) 4층에 있는 신디즈 루프탑(Cindy's Rooftop)인데 내부 공간을 지나 야외 테라스 쪽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굉장히 멋졌다.

혹시 몰라 야외테라스에 가기 전에 직원에게 음료 주문을 꼭 해야 하는지 여부를 물어보니 전망을 보고 잠시 사진을 찍는 정도라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상냥하게 안내해 줘서 멋진 시카고의 경관을 무료로 볼 수 있었다! 럭키커플!


깨끗하게 잘 정비된 메인 시내를 걷다가 한 건물의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내부를 바라봤는데 뜻밖에도 방송국이었다.

abc라고 쓰여있는 데스크 앞에 남녀 앵커가 뉴스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최대 지상파 채널 중 하나인 abc의 뉴스 스튜디오가 1층, 그것도 통유리로 있어서 누구나 길을 걷다가도 안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마침 그 반대편이 시카고의 랜드마트인 시카고 극장이라서 뉴스를 구경하다가, 반대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시카고 극장의 빨간색 바탕에 하얀색 조명으로 "CHICAGO"라고 써진 유명한 간판을 보는 걸 번갈아 하면서 시카고에 온 것이 특히 더 실감이 났다.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테마공원인 네이비피어(Navy Pier)도 가봤다.

겨울의 평일 낮이라 거리음악가나 가족단위의 여행객은 없었지만 산책을 하며 잠시 벤치에 앉아 햇빛에 반짝이는 호수도 바라보고 거대한 관람차와 어우러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니 잠시나마 누리는 그 여유가 좋았다.


시카고에서 뭘 할까 알아볼 때 우리 숙소에서 링컨파크 동물원이 가깝다는 걸 알게 돼서 이곳도 가보기로 했다.

무료입장이라 기대를 안 했는데 북극곰, 코뿔소, 기린, 하마 등 꽤 많은, 그리고 희귀한 종류의 동물이 있었고, 동굴 같은 구조로 들어가면 바다사자와 같은 해양 동물도 볼 수 있어서 꽤 재밌었다.

이 정도의 동물원이 무료입장인 걸 보면 미국이 선진국이 맞긴 하는구나를 다시 한번 생각했고, 오래간만에 동물원을 방문하니까 서울대공원으로 소풍 간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시카고는 겨울에 춥다고 유명하고 특히 눈이 한번 오면 엄청나게 쌓여 집 앞 문도 못 여는 사진으로 유명한 도시지만 다행히 우리가 있는 동안에 눈이 오지 않아 도로와 호수가 어우러져 예쁘게 조성된 시내를 걷고, 동물원을 가는 소소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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