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2번째 나라, 4번째 도시
우리의 다음 여행지인 오클라호마시티를 가기 위해서 시카고에서 오클라호마시티까지의 교통편을 알아봤다.
워낙 도시 간 거리가 멀고 오클라호마시티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관광 도시가 아니어서인지 생각보다 도시 간 이동 교통편이 다양하지 않아 대중교통은 국내선 항공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런데 이 국내선 항공 요금도 우리가 미리 예약하지 않아 저렴하지 않고 특히 짐 비용이 50불 이상 추가되면 차를 렌트하는 것보다 비싸져서 미국 서부 자동차 여행을 미리 연습할 겸 차를 렌트하기로 했다.
버짓(Budget) 렌터카를 통해서 시카고 시내에서 정오에 차를 픽업해서 오클라호마시티 공항에 다음날 정오에 반납하는 일정으로 차를 렌트했다.
시카고 렌터카 업체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숙소까지의 거리는 1,314km로 내가 장롱면허이라 남편 혼자 약 14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낮 12시에 출발해서 쉬지 않고 달려도 새벽 2시 도착인데 어차피 밥도 먹고 굽혀진 몸을 펴는 시간도 있어야 하니 졸음운전하지 않고 더 천천히 운전하자는 생각에 차를 받자마자 마트부터 가서 물, 커피, 간식거리와 혹시 휴게소나 식당이 없을 경우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마트표 롤초밥을 구매했다.
그리고 점심은 주차가 애매할 시카고 시내에서 먹는 대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가장 먼저 보이는 휴게소 표시에서 나가서 먹기로 했다. 고속도로 표지판에 우리나라 같은 휴게소라기보다는 마을로 빠지면 갈 수 있는 음식점 표시가 있었는데 그중에 미국의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Five Guys)가 있어서 거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외곽에 있어서인지 그 안이 굉장히 한산했고 일하는 직원들도 여유로웠다. 갈길 바쁜 우리는 무료로 제공하는 땅콩도 조금만 가져와서 먹다가 버거가 나오자마자 패스트푸드를 패스트푸드답게 빠르게 흡입한 후 바로 다시 차에 올랐다.
우리가 주로 달린 길은 시카고에서 LA 산타모니카를 잇는 미국 최초 횡단 고속도로이자 아메리칸 로드 트립의 상징으로 유명한 루트 66인데 오클라호마시티가 있는 오클라호마주도 통과하기 때문에 이 길을 직접 달리면서도 사실 외국인이자 운전자인 입장에서는 별 생각이 안 들었다.
그러다가 출발한 지 8시간쯤 지나 루트 66 웰컴 센터(Route 66 Welcome center) 중 하나인 콘웨이 오피셜 미주리 웰컴센터(Conway Official Missouri Welcome Center)에 도착해서 일반 휴게소와 달리 루트 66 관련한 안내와 여러 표식이 있는 내부를 둘러보며 실감할 수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시카고의 서남부에 위치하고 워낙에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이다 보니 1,314km의 이동 경로 중 500km 직진 후 좌회전, 300km 직진 후 우회전 이런 식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거리보다 먼 거리를 쭉 직진해서 달리니 운전자가 졸기 더 십상이었다.
거기다 대형 트럭 운전자들이 밤에도 과속을 하며 달려대니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해서 나도 졸지 않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위해서 남편 옆에서 네비를 보고 물이나 음료를 챙기면서 속으로 하나님께 안전한 도착을 기도했다.
이렇게 중간중간 쉼터에서 자주 쉬고 밥도 먹으면서 천천히 달려 예정시간보다 더 긴 16시간을 달려서 새벽 4시에 오클라호마시티에 무사히 도착했을 때 하나님께 감사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숙소는 또 한 번의 지인찬스로 얻은 숙소였다.
호주 어학연수 때 기본 언어 코스를 마친 후 영어 자격증 등록반에서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마침 아들과 함께 유학을 와서 살고 있었고, 둘이 사는 집이라 방은 1개지만 거실에 넓은 침대가 있으니 우리만 괜찮으면 와서 지내도 된다고 말해줘서 미국 여행을 준비할 때만 해도 염두에 두지 않던 오클라호마시티가 우리의 행선지가 되었다.
우리가 새벽에 도착한다고 얘기했더니 언니가 미리 집 열쇠를 집 앞 약속한 장소에 숨겨놔서 그걸로 문을 열고 들어가 거실의 침대에서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기로 했다.
아침에 학교를 가는 언니와 잠시 비몽사몽 인사를 하고 좀 더 자다가 렌터카를 공항에 반납 후 우버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쉬고 있다가 언니가 학교에서 돌아온 후 정식으로 반가운 재회를 하고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