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2번째 나라, 4번째 도시
일상을 소소하게 보내던 오클라호마시티에서도 즐길거리는 있었다.
가장 먼저는 NBA 경기 관람이다.
이곳을 찾은 이유에 지인 찬스로 서부 여행 전 잠시 숨 돌리기도 있지만, 사실 남편이 이 도시를 여행지에 넣는데 긍정적이었던 이유는 따로 있으니 바로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남편의 농구사랑!
오클라호마시티에도 NBA 농구 팀이 있고 이곳은 3층자리 기준 1인 60달러로 다른 대도시의 농구장에 비해서 농구 관람 비용이 조금 저렴한 편이었다.
NBA에는 모든 농구팀에 한 명 이상의 스타플레이어가 있어서 웬만한 경기는 다 재미있기 때문에 두 번째 NBA 직관을 계획했다.
언니가 숙박비를 받지 않고 머무르게 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농구경기에 관심이 없는 언니 대신 언니 아들의 티켓까지 우리가 끊어서 농구장에 데려갔다.
근데 오클라호마시티 구장에서 어린이 친화 행사를 하고 있던 덕분에 이 선의가 오히려 우리에게 더 좋은 경험을 하게 했다.
농구장 내에 아이들이 직접 응원카드를 만들 수 있도록 구장의 이름을 파낸 종이와 색연필이 있어 초등학생이던 언니의 아들과 같이 응원도구도 만들었고, 농구장을 첫 방문 하는 어린이를 위한 선물로 배지와 썬더 유니폼 모양의 손타월을 줬는데 우리도 첫 방문이면 하나씩 더 가져가라 해서 우리 기념품까지 챙겼더니 남편의 입이 귀에 걸렸다.
또 2층만 돼도 티켓값이 3층보다 확 비싸지고 세 사람 티켓을 구매하려니 비용 부담이 커서 3층 자리를 예매했던 건데 구역별로 티켓 검사가 철저하고 분리가 엄격한 NBA농구장에서 어린이를 동반하고 있는 우리에겐 굉장히 너그럽게 시합 전에 코트에 가까운 곳까지 들어가서 시합을 준비하며 몸을 푸는 선수들을 볼 수 있도록 해줬다. 다 같이 그 앞까지 가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으며 남편의 행복이 두 배가 되었다.
홈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휴스턴 로케츠의 경기였는데 마지막 4 쿼터에서 역전의 역전을 반복하는 박빙의 승부라 응원하는 재미가 있었고, 결국 마지막에 졌을 때는 마치 진짜 우리 홈경기팀이 진 거 같은 아쉬움까지 들었다.
다음은 당일치기 근교 여행이다.
언니 가족도 오클라호마시티로 유학을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초보운전이라 장거리 여행은 시도도 못하고 있던 터라 운전을 남편이 하는 걸로 하고 볼거리가 있는 도시 외곽으로의 당일치기를 계획했다.
먼저 스콧 산(Mount Scott)을 갔는데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초등학생과 함께 올라가기에 많이 높지 않고 산책하듯이 올라갈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 호수를 포함해서 위에서 내려봐 지는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을 했다.
바로 근처에 주인이 직접 기른 소고기로 버거를 만들어 판매하는 100년 전통 버거집(Meers Store and Restaurant)이 있다 해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외딴곳에 이 식당만 있는 듯한데 꽤 사람이 많아서 유명한 집이란 걸 알 수 있었다.
1901년에 오픈했다는데 소와 함께 찍은 1대 사장의 신문기사, 원주민 사진, 미국 주별 차량 번호판이 달려있어 인테리어부터 미국스럽다 했는데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버거를 보니 엄청 커서 인원수보다 적게 주문해서 나눠먹었음에도 배가 불렀다.
맛있게 점심을 먹은 후엔 비치타산 야생동물 보호지역(Wichita Mountains Wildlife Refuge)을 가봤다.
내부 전시물과 기념품을 살 수 있어서 방문자 센터를 들어갔다 왔는데 센터 주변에 이미 들소와 롱혼 소가 많고 심지어 꽤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기념 마그넷을 하나 사고, 안내 팸플릿을 하나 챙겨서 나와 길을 따라 볼 수 있는 야생 동물들을 구경하고 엘머 토마스 호(Elmer Thomas Lake)까지 산책한 후 당일치기 여행을 마쳤다.
생각보다 풍경도 좋고 볼거리도 많아 이런 곳이 대도시에 가깝게 있었으면 관광객들이 많아서 여유 있게 둘러보지 못했을 텐데 소도시에 있어서 사람에 치이지 않고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음에 행운이라 생각했다.
오클라호마시티에도 아울렛이 있어서 쇼핑도 다녀왔다.
미국 아울렛이 왜 유명하고 사람들이 여행을 가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쇼핑을 가는지를 도착하자마자 알게 됐는데 여행 중이라 짐을 늘리지 않기 위해서 쇼핑을 절제하던 우리도 지갑을 막 열고 싶어질 정도로 폴로와 타미힐피거 매장의 금액이 한국에 비해서 많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내 폴로 반팔티 2개와 반바지 1개, 타미힐피거 카디건 1개, 남편 폴로 긴바지 1개와 모자 1개를 사는데 170달러, 그때당시 환율로 20만 원도 되지 않는 금액을 지불하니 굉장히 이익을 본 기분이 들었다.
여행 거의 막바지고 겨울옷을 모두 정리하고 나면 가방도 가벼워질 거 같아서 더 사고 싶었지만 배낭여행객에게 배낭 무게는 가벼울수록 좋으니 더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사실 저 옷들도 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얼마 남지 않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에 우리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하자고 합리화를 하고 나서야 구매했다.
소소한 일상에 약간의 외출이 더해진 오클라호마시티에서의 시간도 마무리가 되었다. 언니가족과의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서부 여행의 시작인 라스베가스를 가기 위해서 공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