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시베리아에 빠지다 02
겨울바람에 납작 엎드린 채 피워낸 꽃, 세상에서 제일 작은 상록수, 한라산 시로미가 동장군을 밀어내며
시호테알린산맥으로 전하는 사랑의 꽃말, 봄 빛 가득 머금은 발해의 등줄기 흐드러지게 붉은 진달래꽃
다시 봄이 올 줄이야.
찬란했던 역사의 지문이 서린 성벽들 고인돌 지나 너럭바위 건너면 빛바랜 묘비처럼 제살을 허물고 운무 속에 잠든 고사목, 발해역사의 퍼즐을 땀땀이 꿰매며 벅찬 가슴으로 올라선 비단산 정상, 천재天際를 올리던 민족의 숨결이 오방색으로 펄럭인다.
성정이 올곧은 민족에게 神이 점지해준 수려한 삼천리금수강산이 시호테알린산맥의 한 뿌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