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는, 사상록(死想綠)#08
죽음 앞에서 가장 소중한 건 돈도, 건강도 아니다.
시간이다.
돈은 생길 수도 잃을 수도,
건강도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다.
시간에는 더하기가 없다. 오로지 뺄셈만 있다.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 돈도 시간을 써서 번 것이다.
결국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이것이 죽음 앞에서 내린 결론이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
동태 눈깔로 유튜브 쇼츠 보느라,
사지도 않을 가방 구경하느라,
먹지도 않을 배달 음식 구경하느라,
의미 없이 낭비하는 시간이 아깝다.
걱정할 시간이 없다.
내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러다 진짜 혼자 늙는 걸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진짜 내 길일까,
답 없는 질문에 걱정하는 시간이 아깝다.
원망할 시간이 없다.
아빠는 나한테 왜 그랬을까,
세상은 왜 이렇게 엉망일까,
나라는 인간은 왜 이 모양일까,
허공에 대고 원망하는 시간이 아깝다.
지금도 남은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