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내 영정사진을 찍는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상록(死想綠)#06

by 끼미


나는 오늘도 내 영정사진을 찍는다.

다크서클과 기미 가득한 쌩얼이라도 그냥 찍는다.

지금 이 사진이 내 마지막 모습일 수도 있으니까.

정장 차려입고 어른처럼 찍은 증명사진도 있지만

눈 크고 피부도 뽀얀 사진 속 그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내 영정사진은 ‘나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오늘도 활짝 웃으면서 셀카를 찍는다.

오늘 밤 내가 죽어서 누군가가 내 폰 사진첩을 본다면

‘마지막까지 즐겁게 살았구나’ 하며 영정사진을 고를 수 있게,

내 장례식장에 온 사람들이 나를

힘든 인생, 그래도 즐겁게 살았던 인간으로 기억할 수 있게.


keyword
목요일 연재
끼미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251
이전 05화마지막을 함께 할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