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다양한 빙수 시리즈2
니하오(你好, 안녕하세요), <대만에 먹으러 왔습니다>의 끼미입니다!
오늘은 대만 여기저기를 다니며 먹어보았던 독특한 빙수들을 소개해 볼게요!
일부 가게는 단기 여행으로는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기도 하지만
'대만에서는 이런 빙수도 먹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재밌게 봐주세요 ^_^
쐉시(雙溪)라는 역사 깊은 동네에 위치한 빙수 가게로, 제빙기로 얼음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예요.
이곳의 시그니처는 땅콩팥우유눈꽃빙수(花生紅豆牛奶雪花冰)인데요,
사진처럼 팥과 땅콩을 정말 가~~~~~득 올려준답니다!
팥빙수야 익숙하지만 땅콩 올린 빙수는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정말정말정말 맛있었어요.
팥의 단맛과 땅콩의 고소함이 잘 어울리고, 특히 볶은 땅콩이 진짜 고소하고 씹히는 식감이 좋아요.
베이스도 땅콩 우유 얼음이라서 땅콩을 좋아한다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빙수랍니다.
타이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빙수인 펑런삥(豐仁冰)을 파는 곳이예요.
펑런삥은 매실이나 파인애플 등 다양한 맛의 샤베트 위에 강낭콩 조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빙수로,
시큼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예요.
타이중 사람들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아주 추억이 깊은 빙수 가게라고 합니다.
타이난의 특산품인 행인 두부 빙수(杏仁豆腐冰) 또는 아몬드 두부 빙수를 파는 곳으로,
대만 사람들도 타이난에 놀러가면 꼭 방문하는 유명한 가게예요.
행인 두부(杏仁豆腐)는 살구씨(행인)를 짜낸 액체로 만든 일종의 푸딩으로, 마치 두부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예요.
원래는 살구씨를 사용하지만 살구씨에 독성이 있다 하여 요즘은 아몬드를 대신 사용해서 '아몬드 두부'라고도 해요. 사실 살구씨와 아몬드 자체가 비슷하다고 합니다.
행인 두부는 아몬드 두부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아는 아몬드와 달리 특이한 향을 가지고 있는 데요, 어딘지 꽃 향기 같은 향긋하고 싱그러운 향이 나요.
이곳은 다른 데에서는 보기 힘든 '말차 두부(抹茶 豆腐) 빙수'를 팔고 있어요. 말차 향이 강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느껴지는 쌉싸래함이 괜찮았답니다.
특이하게 흑임자 페이스트(芝麻醬)를 추가할 수도 있는데, 사실 말차와 흑임자 페이스트의 조합은 그렇게 어울리진 않았지만^^; 흑임자 페이스트 자체는 아주 고소하고 진해서 기본 행인 두부 빙수에 추가해 드시는 걸 추천해요.
토핑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는데, 일종의 떡인 탕위안(湯圓)이 아주 쫄깃쫄깃하고, 오독오독한 식감과 고소한 맛의 율무(薏仁)도 맛있어요.
대만의 아주 전통적인 빙수인 펀위안삥(粉圓冰)을 파는 가게예요.
펀위안(粉圓)은 버블티에 들어있는 버블(펄)로, 펀위안삥은 펄을 비롯해 여러 재료를 넣은 빙수를 의미해요.
종합 2번을 시키면 펀위안, 팥과 녹두, 율무, 탕위안(떡)이 고루 들어있어
얼음의 깔끔한 시원함과 각종 재료의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이곳은 대만의 북쪽, 즉 수도인 타이베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매우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데,
저렴한 만큼 양이 많지는 않지만 간단하게 더위 식히기 좋아요.
요즘은 대만에서도 전통 펀위안삥을 잘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곳은 맛 뿐만 아니라 가게 분위기도 전통과 로컬 그 자체이니 한 번 들려보시길 추천드려요!
핑동의 유명 도교 사원 앞에 위치한 이곳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녹두 마늘(綠豆蒜) 빙수로 유명해요.
핑동 지역에서는 예전에 혼례를 마치고 후식으로 이 녹두 마늘 빙수를 나눠 먹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핑동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빙수라고 합니다.
녹두 '마늘(蒜)' 빙수이지만 다행히도(!) 마늘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아요.
마늘이 안 들어가는데도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녹두의 진녹색 껍질을 까면 나오는 하얀 녹두 알맹이가 마치 으깬 마늘 같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해요.
이곳은 특이하게 녹두를 삶을 때 설탕물에 롱깐 또는 용안(桂圓)이라고 하는 약재를 함께 넣어요.
그래서 빙수를 먹으면 입 안에서 롱깐 특유의 오묘하고 은은한 향이 맴돌아요.
거칠게 간 얼음 위에 이 녹두 롱깐 설탕물을 듬뿍 뿌려주는데
설탕물이지만 많이 달지 않아서 깔끔한 단맛과 건강한 시원함을 맛볼 수 있는 녹두 마늘 빙수예요.
영업한 지 60년이 넘은 노포로, 단순하지만 자꾸 생각나는 빙수를 파는 곳이예요.
팥과 탕위안(떡)만 들어간 팥 탕위안 빙수(紅豆湯圓冰)가 가장 유명한데,
일반적인 빙수 가게에서는 미리 삶아놓은 탕위안을 넣어주지만
이곳은 빙수를 주문하면 커다란 솥에서 실시간으로 삶기고 있는 탕위안을 바로 넣어준답니다.
그래서 차가운 얼음과 뜨거운 탕위안을 같이 먹으면 입 속에서 탕위안의 식감과 온도가 실시간으로 변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요.
이 집 빙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저 하얀 얼음인데요,
보기에는 그냥 얼음 같지만 한 입 먹어보면 바나나의 달콤한 맛과 향이 나는 얼음이예요.
대만의 전통적인 빙수 중 하나인 칭삥(清冰, 맑은 빙수)이 바로 이렇게 바나나 시럽을 뿌린 빙수라고 해요.
시원한 바나나 얼음과 따뜻한 탕위안, 팥의 조합이 주는 신선한 단맛이 기분 좋은 빙수예요.
지금까지 대만을 한 바퀴 돌며 이색적인 빙수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여러분들은 어떤 빙수가 제일 맛있어 보이셨나요?
오늘도 음식으로 떠나는 대만 여행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도 맛있는 대만 음식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