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이 만든 반지를 나눠낄 때도
왼쪽 팔에 있는 비슷한 점을 발견했을 때도
우리 우리 정말 운명이지 않냐고 혼잣말하며
말하진 않았지만 우리 닮은 점이 많아서 사랑하게 되지 않았느냐고
사랑하고 보니 닮은 점이 많이 보이는 건지
뭐가 됐든 사랑하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나 그렇게 생각했다
언젠가는 꼭 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글을 선물해야지
마음을 글로 전하는 일은 가슴 뛰지만 어려운 일이야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누추한 필력이 마음을 못 따라간다
감동적인 글을 쓰고 싶은데 나중에 들춰보면 벅차지 않을 것 같아서 쓰고 지우길 반복한다
그러면서 또 생각했어
모든 사랑은 이별을 향해 달려간다
어차피 찾아올 이별이라면 우리가 할 이별은
내가 호호 할망구가 되었을 때 마주하는 사별이었음 좋겠다
오빠가 나보다 오래 살아
난 죽는 거 무서워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 건 모르는 거잖아
그래서 슬픈 상상도 좀 했는데
혹시 우리 각자의 길을 걷게 됐을 때 너무 아프진 않을까 하고
그럼에도 여느 이별들처럼 그냥 그렇게 살아지다가 기억 저 편에 갇히고 나면
그땐 각자 또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게 될까
그 사람과는 다 늙어 죽을 때까지 함께일 수 있을까
하는 상상
잠깐 이런 건 다 집어치우고
내 나약한 마음 하나는 계속 보듬어주고 예뻐해 줬으면 좋겠다
그게 제일 잘 느껴질 때는 날 품고 꼬숩한 냄새를 맡거나 사랑스러운 입맞춤을 해올 때
그때 느껴지는 세상이 너무너무 따뜻하다
너의 숨냄새는 내 코를 절로 킁킁대게 해
그렇게 안겨 있으면 하늘에서 발가벗고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야
마치 내가 구름이 된 것처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꼬옥- 끌어안아줘야지
사랑한다는 말은 때때로
말로 하면 휘발되어 날아가는 것 같잖아
행동으로 하면 마치 문신처럼 새겨지는 것 같단 말이야
난 우리 사랑이 잔잔하지만 강렬했음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