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애인이랑 찐빵이랑 찐만두 먹으면서 생각한 것
사랑은 한여름 날 푹-푹 쪄진 찐만두 같은 거야.
뜨거운 태양 아래서 삐질삐질 흐르는 땀 같이 짭조름하고 진득한 맛
사랑에 대해 충분히 잘 안다고 자만했던 옛날 옛적에는 뜨거운 기름이 튀어야만 사랑이라고 믿었다.
미처 해동되지 못한 채 불 위에 올라가 끽하면 다 타버릴지도 모르는데도,
군만두가 될 운명 같은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은 건 너무 시시하다고.
그때 나는 익어가는 법에 서툴러서 촉감이나 몸속에 들어차는 체온 따위로 사랑을 어림짐작했다.
근데 꼭 굽지 않아도 잘 익어갈 수 있는 법
사랑도 그렇게 잘 쪄지는 거야
어느 순간 여물어가는 찐만두 같이 진득한 거
뜨거우면 호호 불어먹고
땀이 나면 기다렸다 먹을 수 있는 거
당신들의 사랑도 그냥 그렇게 포슬포슬 익어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