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벚꽃은 다시 폈고 또 지고 있다. 유달리 새해를 맞이하는 걸 꺼렸던 내가, 이제는 정말 봄이 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벚꽃이 피고 질 때쯤 비로소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
시작은 늘 새롭다. 늘 새로워서 두렵고, 두려워서 용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해에는 ‘용감한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였더랬다. 실제로 그때는 굉장히 용기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후로 그렇게 살아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 시절 소심한 반항이었다
올해의 목표는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었는데, 왜인지 끄적이는 게 어렵다. 좋은 글을 쓰지는 못하더라도 성실해야 한다 생각했건만 그마저도 잘 되지 않는다.
다시 이 길로 돌아왔을 때 내가 반쪽짜리인가 싶었다. 안온한 일상에 감사해야 하고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해야 사랑이라 부를 수 있지만 옹졸한 마음이 나를 자꾸 짓누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하려는 마음을 버리면 수용할 수 있다.
그런데 꽃은
피기 전과
지고 난 후
언제가 더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