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언행을 일삼아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었다. 그것들에는 모종의 날카로움이 깃들어 있으니까, 나에게는 가벼웠던 것이 당신에게는 고통이 되었다. 당신이 회피하려 애썼던 상처는 곧잘 나에 대한 혐오로 변질되곤 했는데, 상처의 형태는 다양할 테니 불행하게도 어쩔 땐 더러 내가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
쓰라림의 원인이 상대든, 나 자신이든 간에.. 믿으려 하면 찝찝하고, 믿지 않으면 불안했다. 안고 가기엔 벅차고, 버리기엔 아까운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집단 속에서 완벽히 혼자 분리된 채로 수없이 절망했고, 또 배회했다.
그럴 때마다 나를 포함한 우리와 그들이 원망스러워도 그 미움조차 안아보려 한다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뻔한 생각을 했다.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들을 덜어내보려고 했으나 사실 쉽지만은 않았고, 되려 나의 누추한 것이 선명하게 까발려진 기분이었다.
'좋은 사람 사랑하는 것이 무슨 사랑이겠어요, 사랑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지요.'라는 그 말은 아직 내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