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반해요. 나는 잘 반하는 것이 특기인 것도 같아요.
나는 회사에서 다들 앉아서 밥을 먹는 데 반찬이 부족하면 혼자 일어나 반찬을 떠 와 주는 모습에 반해요. 또 나는 식당에 가서 사장님이 바쁘면 ‘저희 여기 음료수 꺼내갈게요.’하고 일어나서 꺼내오는 모습에 반해요. 나는 첫 만남에 아무거나 좋아요. 라고 하기보다 고기는 단백질이니까 든든해서 좋고, 회는 깔끔해서 좋을 것 같은데요. 둘 중 하나 골라봐요. 라고 하는 구체적인 제안에 반하고 업무가 바빠도 돈 받고 하는 일인데요, 뭘. 하고 힘들어도 담담한 모습에도 반해요. 나는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누가 튀어나와도 함께 동승한 사람의 안전을 먼저 확인하고 사고 안 났으면 됐지. 하고 넘어가는 모습에 반하고 신호가 얼마 안 남았는데 할아버지께서 불편한 걸음을 떼고 있으면 차들을 막고 허리 숙여 인사하며 안전히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려에 반해요.
나는 그런 사소함에 곧 잘 반하고 대범하게 사랑에 빠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