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평가를 할지... 침을 꼴깍 삼키며 숨을 죽인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 딸은 시큰둥했다.
내가 시 한 편을 써보겠다며 머리를 쥐어짜는 모습에 안타까운 눈빛만 날렸다.
종종 읽어달라는 애원 섞인 부탁에 마지못해 읽은 뒤 “별로야!”로 끝났다.
본격적으로 글을 쓴 지 8개월. 딸의 태도가 바뀌었다.
시를 건네주면 ‘앞뒤 문맥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지 마라’ 등등 구체적으로 조언해준다. 에세이를 보여주면 ‘이 부분은 너무 과장 되었어요. 자랑 투의 내용은 독자가 싫어해요. 구구절절 하소연은 쓰지 마세요.’ 섬세하고 신랄한 평가를 한다.
딸의 조언에 발끈해 내 입장을 내세워 주장을 펼쳐보지만 대부분 조언을 받아들여 고치며 글을 완성해나간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열렬히 응원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딸에게 감사한다.
어느 날, 딸은 내 글을 읽고서 말했다.
“엄마, 이거 한 번 응모해봐. 엄마가 쓴 것 중에 이게 제일 좋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랄까.”
‘글쓰기 왕초보딱지를 붙이고 있는 나에게 글을 응모하라니...’
딸에게 떠밀려 ‘좋은 생각 공모전’에 에세이를 투고했다. 아무 기대가 없어서인지 결과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얼마 후, 딸과 예쁜 카페에 들렸다. 커피와 케익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홍희수 님 본인 맞으십니까?”
“네, 맞습니다.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좋은 생각 편집부 기자입니다. 2024년 ‘좋은 생각 생활 문예’에 당선되셨습니다.”
“네↗에?”
놀라고 기쁜 마음에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글쓰기 새내기인 나에게 이런 일이 다 생기다니...’
글을 쓰며 앞으로는 또 어떤 일이 있을까, 내 글이 쌓이고 쌓여 책으로 만들어지는 날이 오려나,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딸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내가 하는 일을 응원해주는 딸이라서!
오늘도 내 글을 읽는 딸의 눈빛은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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