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담기 씨소 Jun 26. 2024

나의 두 번째 여행

내 삶의 반짝이는 순간을 찾아 떠나는 여행


지금, 이순간 무엇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
가슴에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지 나는 알고 싶다


 

[나의 두 번째 여행]

                                씨소 에세이. 그림     



 밤이 깊어간다. ‘순리대로 살아야지’ 하면서도 편안하게 잠들 수가 없다.

 어둠 속에서 이리저리 뒤척거리다 보면, 소망했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던 날들, 삶의 가장 빛나던 순간과 그 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어릴 적 추억 등이 깊은 내면에서 울림을 전한다.

 앞만 보며 무언가에 쫓겨 살다 보면 지나간 아름다운 시간이 그저 희미한 그림자처럼 남는다.  

   

 커튼 사이로 아침햇살이 밝아온다. 밤새 뒤치락거리며 맞은 아침은 몽롱하다.

 여느 때처럼 등교할 아이들을 위해 아침상을 차리고, 가족이 하나둘 빠져나간 뒤 홀로 남는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본다.

햇살의 이끌림에 걷다가 도착한 도서관.

아이들이 등교한 오전 시간이라 어린이 자료실이 텅 비어 있다. 목적 없이 흔들리던 내 눈동자는 반납 서고에 머문다. 누군가 반납한 오래된 그림책에 손이 닿았다. 글을 쓴 작가가 중국 사람인 것이 내 마음을 움직였나, 이상하게 끌린다. 나는 구석진 자리에 앉아 첫 장을 펼쳤다.   

  

 책의 주인공은 낡고 쓸모없어 버려진 ‘타이어’이다.

창고에 버려진 낡은 타이어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타이어는 용기를 내어 바깥세상으로 나간다. 역시나 쓰임이 없던 타이어는 온 힘을 다해 구르고 구르며 여행을 시작한다. 지친 몸으로 풀밭에서 잠든 타이어는 눈을 뜬 후 새로운 세상을 본다. 바람에 날려온 씨앗들은 낡은 타이어 안에서 싹을 틔우고 나비들이 날아든다. 밤에는 작은 동물들이 타이어에 기대어 노래를 하며 쉼을 얻는다. 타이어는 예쁜 꽃밭으로 누군가의 쉼터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우연히 만난 <낡은 타이어의 두 번째 여행>은 나의 내면을 흔들었다. 마치 나를 다독여 주는 선물 같았다.

결혼 후, 나는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돈도 못 버는 시간강사를 택했지만 열심히 가르치며 치열하게 살았다. 하지만 코로나와 함께 꺾인 내 날개는 나를 병들게 했다. 나 스스로 시들고 쓸모없어졌다고 판단했다. 이제야 나를 안아주며 위로한다.

 ‘그동안 힘들었지.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낡은 타이어의 두 번째 여행> 주인공을 그려보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요즘이다.

 이 순간,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 가슴에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지 나는 알고 싶다.

 한 번뿐인 삶의 가치를 귀중하게 여기고 되도록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도 절망과 아픔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사는 법을 찾기 위해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반짝이는 작은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나려 한다.

 이제, 출발이다.     


발 담그고 자연을 즐기고 싶은 날에..(씨소 그림)


#소중한나 #위로 #나를찾아가는시간 #낡은타이어의두번째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