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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마음

by 사랑

생리 예정일은 앞둔 일주일은 늘 초조하다. 오늘내일하며 임테기를 한 번 해볼까 싶기도 하고, 내 몸에 작은 증상이라도 나타날까 괜히 긴장해서 살피기도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캘린더를 열어 생리 예정일로부터 며칠 전인지 숫자를 세보기도 하는 나의 습관화된 일상 속에서 '괜찮아, 괜찮아, 오히려 좋지' 생각하던 내 모습은 어디로 가고 초조하고 긴장해 있는 나를 발견하는 기간. 언젠가 아이와 함께 세 가족이 될 상상을 하기보단 여전히 둘이 사는 삶에 더욱 익숙해지고 물들어간다. 2년간 꾸준히 누군가들은 새 생명을 품었고, 낳았고, 가정을 이루었지만 항상 그 모습 그대로인 우리 부부를 더 마주치게 되는 기간. 괜스레 울적해지고, 왜 나만 안 되냐며 억울해지기도 한다. 이 기간이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 기간만큼은 떠오르는 감정대로, 마음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둔다. 두번의 유산 후 무너지는 마음을 잘 붙들었고,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함 속에서도 내 마음을 잘 지켜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너무 고생했다. 초조하고, 불안하고, 슬프고, 가끔은 질투도 올라오는 내 모든 마음 하나하나 당연하고, 누구나 그럴 수 있다며 내 등을 토닥여본다. 지금까지 잘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거야. 그동안의 아픔과 상처로 인해서 괴롭고 힘들었지만 덕분에 내 마음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걸 기억하면서 오늘도 조금만 더 힘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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