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꽤 오랜 시간을 너에게 잠겨있었다. 나는 무엇보다 네가 우선인 삶을 살았고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며 지냈다. 사랑은 물론 슬픔에도 아픔에도 내 모든 감정에 네가 우선이 아니었나 싶다.
너를 처음 본 그날 나는 이미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속절없이 빠져들게 되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마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너라는 깊은 바다에 뛰어든 것은 그 속에서는 절대 잠겨죽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 수심이 제아무리 깊다 하여도 너의 바다에서는 아가미가 달린 물고기가 될 것만 같았다.
그렇게 겁 없이 그렇게 훗날을 생각하지 않고 너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푸른 나날을 보냈던 시절이 내게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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