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토리텔러 엉겅퀴 Jun 12. 2024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하기 위한 행동을 할 것

11화 빌라 월세를 탈출하자

2세 소식에도 차마 기뻐하지 못하고 돈 걱정에 아르바이트를 시작 한 장사꾼 남편, 그 당시 나는 어떻게 지냈을까?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은‘더 이상 빌라 월세 살이는 안 되겠다, 이사해야겠다’라는 것이었어.



종잣돈이 아닌 남의 돈을 끌어 시작한 장사로 먹고사는 우리의 현재, 그리고 돈 버는 것과 모으는 것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정보가 전무하고 배우려 하지도 않는 남편, 철부지 마냥 사랑타령이나 하다가 준비 없이 임신한 . 당시에 나는 현실을 이렇게 결론지었어. 둘이 꽁냥꽁냥 살 때는 뭘 먹어도 뭘 입어도 어디에 살아도 행복했는데, 아이가 태어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야 하는구나 각성했어. 그리곤 덜컥 겁이 났어. 장사라는 게 매출이 일정치 않고 그동안 모아둔 돈도 없으니 당장 이 빌라 월세 살이를 어떻게 탈출하나, 싶더라고. 아이를 키우려면 아파트 환경이 좋은데 꿈도 못 꾸는 상황이었고, 심지어 빌라 수준의 전세자금도 없는 우리였어.

당시 우리에게 있던 목돈은 집 월세 보증금과 가게 월세 보증금, 그리고 500만 원 남짓의 돈, 청약통장에 200만 원 정도, 그뿐이었어. 임신을 하고서야 현실 직시를 한 나는 ‘안정적 주거’에 대한 간절함으로 인해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돼. 사랑타령이나 하며 인생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내가 부동산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이 11년 전 이때야.



그러던 와중에 전 국민에게 안정적 주거 생활을 ‘보장’한다는 LH임대아파트를 알게 되지. 이때는 국가 지원 임대주택 사업이 초기였던 터라 지금처럼 온라인에 후기가 많지 않던 시절이었는데 전형에 대한 세부 정보, 유의사항 등을 꼼꼼히 알아보기 위해 요즘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 요새는 부동산 관련 기본 서류들이 ‘스크래핑’이라고 해서 전산으로 처리가 돼 수월하지만 10년 전에는 세대주가 서류를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거든. (최근 몇 년 까지도 그랬지 아마) 세대주 본인이 직접 해도 번거로운 것이 많은데 하물며 나는 세대주인 남편의 대리인으로 준비하는 과정이라 더 복잡했지.



장사꾼 아내라면 이 상황이 어떤 것인지 너무 잘 알 거야. 관공서나 은행 및 기타 다른 기관에 서류를 제출하거나 문의할 사항이 있으면 그걸 대신하는 사람은 아내라는 걸. 나도 마찬가지의 삶을 살았어.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남편 대신 직접 여기저기 전화해서 물어보고 필요하면 컴플레인도 하고 말이야. (지금도 이런 일은 여전히 하며 살고 있어)



 LH임대주택 역시 그러한 과정을 거쳐 무사히 잘 진행됐고 간절히 구하는 내 마음을 하늘이 예쁘게 보았는지, 출산 예정 한 달 전 즈음 인천 신도시 신혼부부 아파트에 당첨된 사실을 알았어. 꿈만 꾸던 아파트 생활을 현실로 이룰 성취감에 행복한 시절을 보냈지. 출산하고 후유증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1년 후면 새 아파트에서 살 수 있단 생각에 미래가 온통 핑크빛 같았어.



한편, 장사꾼 남편은 아이가 태어난 후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결과를 만들어 냈어. 내가 보금자리를 간절히 구해 행동한 것처럼 남편도 안정된 사업을 간절히 구해 행동한 결실을 보게 된 거야. 같은 업종의 사업을 서울에서 하고 있는 선배 형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매장을 추가 오픈하는 것이었는데 아주 수월하게 진행이 됐어. 매장 개수가 늘어난 만큼 직원들도 많아지고 매출은 몇 배로 늘었지.



아이는 우리 부부에게 복덩이나 다름없었어. 임신 초기에 LH임대아파트를 알게 돼 지원을 하고 출산 직전에 당첨이 됐으니 말이야.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출산 후에는 장사꾼 남편의 사업 확장이 이뤄졌으니 아이는 하늘이 주신 선물이었어. 우리 부부는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며 대화를 나누곤 해. ‘이 천사가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면 달동네 빌라 월세 살이를 벗어날 수 있었을까? 이렇게 살 수 없다, 달라져야 한다, 각성할 수 있었을까?’ 라며.



월세로 살던 빌라에서 이사를 하던 날, 나는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서 거실을 빗자루로 쓸며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몰라. 갖추고 살지 못해도 좁았던 집인데, 짐을 다 빼도 여전히 너무 좁은 집이더라고. 더구나 집안 전체를 뒤덮은 곰팡이까지 보고 나니 신생아시절을 여기서 보낸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어. ‘다시는 이런 집에 살지 않으리라, 어리석은 젊음이 불쌍하구나, 세상을 몰라도 너무나 몰랐구나, 열악한 환경에서도 우리 부부 열심히 잘 살다 간다’ 등등 여러 생각과 함께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다가 그곳을 떠났어.



지금도 나는 20대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아련한 마음도 있지만 냉소적인 감정이 들어.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 열심히 살아서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주변사람들에게 베풀며 살고 싶다, 이런 생각과 말을 자주 했지만 모임이나 술자리 등에서 입만 나불대는 꼴로 산 거니까. 성공하고 싶으면 성공하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해. 그런데 우리 부부는 그러지 못했어.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 퇴근 후, 그리고 쉬는 날에 쉰다는 핑계로 다른 것에 더 열중했지. 성공하고 싶다면 쉴 때도 성공을 위한 방향성을 유지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방향성을 잃고 힘들게 장사해서 번 돈을 엉뚱한 곳에 쓰거나 심지어는 미래의 신용까지 당겨 써.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도 중요하고 모으는 것도 중요한데 말이야.



신혼부부아파트에 당첨되고 사업을 확장했던 것들이 과연 우리가 직접 구한 것일까? 아니야, 간절하게 바라는 만큼 그것에 대한 방향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인생이 그쪽 길로 나아갔던 것이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인 거야. 운이 좋아서, 능력이 좋아서 아파트에 당첨이 되고 사업이 잘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도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이 무엇에 열을 올리고 시간을 쏟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정말 성공을 구(求)하고 있는 거 … 맞아? 방향성이 맞는 것 같아? 이 부분을 꼭 생각해 보면 좋겠어.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맺을 게.

이전 10화 자영업자에게 매일 마시는 술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