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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Jun 02. 2024

무탄고지

무탄고지 vs 식탐고지


 남편이 무탄고지 식단을 시작했다. 탄수화물 없이 고지방, 단백질 식자재로 이루어진 식사를 한다는 것이다. 

기원전 7000년 전 인류는 곡류를 재배하며 정착해 문명을 이루었지만 이제 우리는 건강한 생존을 위해 탄수화물 가려먹기를 선택한다. 쌀이나 잡곡, 밀가루 일체를 금하고 질 좋은 땅콩버터와 올리브오일, 버터와 함께 육류나 생선, 계란, 두부를 요리한다. 야채와 과일, 견과류도 항상 곁들인다. 이렇게 먹으면 술을 마셔도 살이 빠진다나. 결심은 그의 몫, 준비는 나의 임무다. 부지런히 장을 보고 사다 나른다. 같이 운동도 시작했다. 


 8주 후. 남편은 5kg이 빠졌고 난 2kg이 늘었다. 저 식단에 밥을 얹어먹은 덕분이다. 운동하면서 입맛이 돌고 밥맛은 더 좋아졌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아이가 조심스럽게 귓속말을 한다. 엄마 요즘 살이 찐 것 같아요. 

 영속을 최우선으로 하는 생존기계 안의 DNA가 감정과 의지를 갖고 있다면 분명 뇌를 닦달할 것이다. 살고 싶다면 저 턱을 그만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그러나 手와 胃의 움직임은 뇌의 계획을 거스른다. 그렇더라도 스스로를 업수이여기지는 말자고 다독여본다. 이럴 때 웃는 사람이 승자라고 배웠다. 

 살이 찐 탓에 몸도 무거워지고 목, 허리 디스크가 다시 재발했다. 진통제와 찜질팩을 달고 지내다 보니 아차 싶어 덜 먹고 더 움직이고 있다. 남편의 다이어트 식단에서 교훈을 얻었다. 어설프게 따라 하지 말 것,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식비도 올랐다. 웃어본다. 



 




<그림책 추천> 

* 중요한 문제/조원희 글그림/이야기꽃/2017.4.14

* 모모모모모/밤코/향/2022.5.10(리커버판)

* 후다닥닥닥기사/질 바슐레 글그림/나선희 옮김/책빛/2022.6.30

* 피자를 먹지 마!/존 버거맨 글그림/고정아 옮김/토토북/2019.3.6

* 여우지만 호랑이입니다/코리 R. 테이버/노은정 옮김/오늘책/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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