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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time 자축인묘 Jul 29. 2024

하여가, 단심가 & 내 이름은 맹순자(시 낭송)

소나기와 감독....

 공장 워크숍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가 심상치 않다

내일 모래 잡혀있는 선적일이 코앞인데 작업 연계가 시급한 시점에 달갑지 않은 빗소리이다.

이런 상황에 불시에 찾아오는 손님은 정전이다. 아직 전력 상황이 좋지 못해 이럴 때면 필자는 신경이 곤두선다.  언제 어느 때  정전이 될지 모르므로 차선책을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된다. 

이제는 마음을 내려놓고 지낼 때도 되지 않냐고 사람들은 이야기하지만..

삼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이 피 말리는 전쟁과 같은  신경전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지 싶다.

모는 일이 다 그렇듯 그 사람 입장이 되지 않고는 그 일을 쉽게 평가하면 안 되지 싶다.. 그래서 필자 또한 함부로 타인의 업무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는 것을 특히 경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찌 됐던 오늘은 정전을 피해 가지 않나 생각된다... 금방이라도 공장 전체를 무너뜨릴 기세로 세차게 내리던 비도 언제 그렀냐는 듯 또 조용해졌다.... 


참 세상사 근심, 걱정, 대비, 방어, 차선책.... 상황에 맞는 임기응변 이런 모든 것들이 총망라된 것을 다루는 운동 경기의 감독 입장이 현재 필자가 느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 


호사가(好事家)들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칡넝쿨이 얽힌들 그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한평생을 누리니" 하여가(何如歌)처럼 둥글게 살라고 하지만 


하여가 (이방원) & 단심가 (정몽주)  선죽교에서...

현재 위치에 있는 감독 입장에서는 '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단심가(斷心歌)를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필자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고 싶지만 사회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실적과 성과를 내야 되므로 또 그렇게 성과를 내기 위해선 모질게 굴어야 되고..... 그런 필자 자신을 매일 반성하게 된다... 



오늘은 상기 내용과 같은 상황을 이전에 정리해 둔 자작시 낭송을 올려 봅니다. 깊은 밤 눈을 감고 느껴 보시기를 기대합니다. 


 내 이름은 맹 순자     


찰나의 순간 나는 누구일까

맹자의 성선(性善)인가 순자의 성악(性惡)인가     


어쩔 수 없는 난 도대체 누구인가

위치와 책임의 허울 속에 나 란 존재는 무엇인가     


광기(狂氣)에 휩싸인 나를 보면

내 안의 내가 무서워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눈 에선 불꽃레이저로 입에선 롹커의 샤우팅으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나를 생각한다.     


일상의 삶은 맹자가 현실의 삶은 순자가 지배하는

정답 없는 삶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선악의 두 갈래길 

그러나 내 안에 숨어있는 맹자는 언젠간 다시 돌아올 것이니   

  

성무선악(性無善惡) 

나는 맹자의 성선도 아니오 순자의 성악도 아니리     


그대 이름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바로 내 이름은 맹 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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