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절영도..
역사의 갈림길 붉은빛의 영도 (1592.4.13.)
“행님요!!! 그동안 행님 덕분에 잘 지 내다 갑니더... 고맙습니더..행님요!! 항시 건강 챙기시고예~~~” 작별인사를 하는 이는 최장군 호색이었다...
“그래~그동안 애 많이 썼네... 어디 몸 상한 데는 없고?”
최장군 호색을 향한 신(臣)의 배웅은 마치 막내 동생을 보내는 것처럼 살뜰했다..
“ 하모예~~ 없습니더~~ 행님이 몇 달 동안 잘 챙겨줘 가 게안타 아입니꺼... 고맙습니더... 이번에 부산 드가면 첨사(절제사) 어르신께 마이 배우고 왔다 칼낍니더... ”
호색은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장군 신(臣)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석 달 전 건넜던 섬진강 강나루로 향했다.....
“행님요~~~ 담에 또 보입시더~~~”
손을 흔드는 호색의 뒷모습을 보는 신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고 있었다..
“ 장군 그동안 평안 하셨습니꺼?” 호색이 파견 복귀 신고를 하는 이는 부산진성 만호였던 박정이였다. 박정(朴情)은 호색이 파견 근무를 하는 동안 재포에서 왜구 소탕에 공이 지대하여 종 4품 만호에서 종 3품 첨사(병마첨절제사)로 재직 중이었다.
“첨사 어르신 소식은 진즉에 들었다 아입니꺼... 감축드립니더 장군~~” 호색은 부산진성에서 박 장군이 큰 공을 세울 것이라 예전부터 판단을 하던 터라 놀랍지도 않은 듯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그래 그동안 전라좌수영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혔는가 최장군? 아니지 아니지 이제 기장 현감 (종 6품)이라 해야 겠구만..하하하”
호색은 눈이 동그랗게 변하며 “ 첨사 어르신 지는 막 부산진성에 복귀했는데... 현감이 라니예? 지가 부산 진성서 공(公)도 없다 아입니꺼 장군??” 호색은 당치도 않다며 정색을 하고 있었다.
“ 하하하.... 파견지인 전라좌수사께서 최장군 평을 높게 보시고 나라에 상소를 올려 품계가 내려온 것이니 그리 하시게나...” 부산진성 첨사 박정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었다.
“ 아아아.. 그렇지 최장군.... 명일 사월 열 사흗날 절영도 (지금의 영도)에서 사냥이 있을 것이니 그동안 타지에서 파견으로 고생한 심신(心身)을 말끔히 풀어내고 그다음 날 기장(機張)(경상도 기장군)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 좋겠소 최장군...” 첨사 박정의 제안에 호색은 뛸 듯이 기뻐하며
“ 알겠습니더 첨사 어르신~~ 지가 사냥은 마 직인다 아입니꺼? 절영도라 카이... 태종대~ 마 그 짝 삐알 아닙니꺼? 내 이참에 그 짝 멧돼지캉 퇴끼...,마 호랭이가 있으먼 딱 좋을낀데.. 우야둔동 많이 잡아가 장졸들 배 터지게 멕여 보겠습니더 장군!!!~~~ ”
“ 하하하하하~~~ 내 이래서 최장군이 좋은 것이오... 자신의 공보다 장졸들을 먼저 생각하는.... 최장군 심성(心成)이 이래서 모든 장졸이 다 좋아하는 것이오~~~ 하하하하하...” 첨사 박정은 너무도 흐뭇하여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 부끄럽게 와 이러십니꺼 첨사 어르신~~~ ”하며 최장군 호색은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었다.
“ 그래 여독도 안 풀렸을 것인데 피곤할 터이니... 이만 물러나 보시게 최장군~~”
“ 예 잘알겠습니더 장군~~~”
호색은 기쁜 마음을 추스르며 파견 복귀 신고를 마친 후 숙소로 향했다...
“ 와따 날이~ 안개가 안개가 뭐 이리 많이 낀 기고 아이고 무시라 코앞에 있는 퇴끼도 몬 보것네 안 그렇는교 장씨 아재요??? ~”
어제 복귀 신고를 마치고 부산포 장 씨 아재 (덕칠)와 같이 술을 건하게 들이킨 호색은 아침 댓바람부터 사방을 분간 못하게 끼어있는 안개를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되련님~~ 오늘날이 희한한데예 근래 이런 날이 없었다 아입니꺼.. 오늘은 뭔 놈의 안개가 이리 많이 낀 기고? 오늘 사냥은 지대로 하겠는교? ” 장 씨 아재 덕칠은 평소와 다른 날씨를 보며 은근히 걱정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 아재요? 뭐 우리가 언제 뭐 날씨 탓 하며 살았습니꺼...이 정도는 마 쪼매 시간 지나몬 다 거친다 아입니꺼? 안 그렇습니꺼 아재요??” 괜찮다고 하는 호색의 말에도 부산포 거리에서 호색을 제일로 아끼는 삼촌벌인 장 씨 아재는 그래도 뭔가가 찜찜한 듯 걱정스러운 눈빛을 호색에게 보내고 있었다.
“되련님...그래도 사람일은 모르는 기라예... 오늘 단디 조심해야 됩니더... 알지예??....예??? 왜 대답이 없습니꺼???”
호색을 아끼는 장 씨 아재의 질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 아재요? 걱정 붙들어 매이소~~` 얼라도 아이고~~ 하하하하~” 호색은 장 씨 아재를 안심시키는 말을 하며...
“ 아재요? 지 갔다 오겠습니더~~~ 저녁때쯤 멧돼지캉, 퇴끼캉 어마무시하게 잡아가 오겠습니더~~ ”
“예~~~ 되련님 단디하고 꼭 돌아오셔야 됩니더~~ 꼭이예??” 아직도 불안을 감추지 못한 장 씨 아재의 배웅이 있었다...
“알겠습니더 어데 죽으러 갑니꺼 걱정 붙들어 매시고예 아재요!!!~~~ ”
“ 최장군!!! 최현감~~~ 증말 오랜만이다 카이~~~ 잘 지냈는교??? ” 인사를 하는 이는 부산 진성 부봉사 시절 봉사(종 8품)를 지냈던 사수인 김장군 김여신이었다. 여신은 동래 현감(종 6품)을 맡고 있었다
“ 어~~~ 김장군님요!!! 여긴 우짠 일이십니꺼?? 동래 현감으로 계신다 카던데 절영도까지 우째 왔습니꺼??? ” 호색은 군 생활 초년시절 사수를 맡았던 김장군을 보며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 그렇지예... 부산이랑 동래랑 같은 삐알(지역)도 아인데 우째 왔냐 그 말이지예?? 최장군요~~ 하하하하~~”
현재는 동래도 부산에 포함이 되지만... 당시 조선은 부산은 부산. 동래는 동래로 행정이 분리되어 있었다
“ 김장군님~~ 뭐 갑자기 존대를 합니꺼...말씀 나차 부르시지예?...지가 불편타 아입니꺼~~~” 군생활 초년부터 최장군 호색을 어르고 달래며 키웠던 사수를 향한 호색의 마음을 보이고 있었다.
“ 어허~~ 최장군!!! 최장군도 이제 현감이 됐고 내도 현감인데... 그럼 안 되지예...군은 엄연히 규율과 법도가 있는 법... 알겠지예??”
호색에게 지엄한 군법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도 대견한 듯 미소를 띠며 김장군 동래 현감을 말이 있었다...
“알지예~~ 알고 말고예~~ 그라믄 공무가 끝나몬 그땐 지가 알아서 하겠습니더 장군~~~” 호색은 한쪽눈을 깜빡거리며 김장군 여신에게 신호를 보냈다...
“ 하하하하하~~ 여전 허이 최장군~~ 알았네 알았어~~~ ” 김장군 여신은 나이로는 띠동갑 차이가 났지만 최장군이 워낙 젊은 나이에 군 생활을 시작해 살가운 막내 동생 같은 최장군을 아니 좋아할 수 없었다.
“ 김장군님? 마 오늘 사냥하는 인원은 몇 명이라 캅니꺼? 지는 첨사 어르신께서 오늘 여러 장수와 같이 사냥만 한다 캐가... 아적 잘 모른다 아입니꺼.... 오늘 인원이 우째 되지예? ” 호색은 김장군에게 물어보았다...
“ 내도 정확히는 잘 모르고... 부산진성 박 첨사 어르신과 이전에 같이 업무를 봐왔던 지금은 거제 현령으로 계시는 진 현감 어르신, 내, 그카고 동래, 동평, 기장, 우암, 좌천... 인근 현령이 참석한다 카기는 카는데.. 마 확실히 몇 명인지는 내도 잘 모르지예 최장군.... 근데 오늘 와 이라노? 안개가 안개가... 아이고 이래가 몬 사냥이 되것노??” 설명을 하던 김장군 여신도 오늘 날씨가 심상치 않음을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예...김장군님~~ 오늘 안개가 무시로(아무 때나) 끼가??!!... 뭐 그래도 함 해봐야 지예~~ ”
“아이고 저기 오늘 참석하시는 분들이 왔네예~~ 반갑습니더~~” 호색은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장졸들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 그래 최장군 일찍 나와 있네 그려.... 하하하... 자 오늘은 여러 옛 동료들과 만남의 의미도 크고... 드넓은 목장과 같은 절영(絶影) 도에서 사냥을 통해 군사 훈련을 하는 목적도 있으니.. 다들 최선을 다 해 주시게 알겠는가?? ” 부산진성 박 첨사의 훈령은 온화하면서도 강직했다...
“ 예~~~ 잘 알겠습니다 장군!!~~ ” 모든 장졸의 우렁찬 함성소리가 들려오며 박 첨사의 한마디가 더 해졌다.
“ 각 현령은 금일 유시(酉時)까지 포획한 사냥감으로 하사품에도 차등이 있으니 그리 알고 각 고을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라~~~ 알겠는가? ” 박 첨사의 령은 짧고 강직했다...
순간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했던 절영도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변화무쌍한 절영도의 날씨가 언제 또 안개에 가릴지 모르기에 진시(辰時)에 사냥은 시작되었다.
“ 자 그럼 여러 장졸들은 지금 각 현별로 사냥을 시작하시게~~~” 사냥 개시(開時)를 알리는 이는 새로 부산진성에 만호로 오게 된 성장군 성두익(成頭益)이었다
우렁찬 함성과 함께 사냥은 시작되었다
각 현별로 짜인 몰이꾼들은 각 고을의 명예를 걸고 그들만의 몰이 방법으로 사냥감을 몰기 시작했다...
절영도 산 정상에서 꽹과리와 북을 이용해 내려오는 김장군 여신의 동래현은 마릿수를 예상하며 산토끼를 주 사냥 대상으로 정하여 다른 고을과는 반대로 몰이를 정상에서 아래로 시작하였다..
“ 김장군님!!! 어찌 장군님은 몰이를 반대로 하시지예??” 궁금한 듯 최장군 호색은 김장군을 쳐다보며 물어보았다...
“ 하하하하... 최장군 다 이유가 있다 아이가~~~ 이유가... 퇴끼들은 앞발이 짧아가 올라가는 것은 기가찬데 내려가는 것은 마 파이다(어렵다, 못한다) 아이가.. 최장군은 모르고 있었나? 어잉?” 김장군 여신은 오늘은 마릿수로 승부를 걸 요량으로 사냥감을 토끼로 정하고 그에 맞는 전술을 쓰고 있었다...
“ 아~~ 그렇습니꺼?? 내는 오늘 처음 알았네예~~ 하하하하 ” 호색은 오늘 또 새로운 것을 배웠다고 웃음을 짓고 있었다...
“김장군님요? 오늘은 마릿수도 마릿수지만 서도... 무게로 큼지막한 놈을 잡는 게 우덜 오늘 목표다 아입니꺼... 우야둔동 오늘 해시에 보입시더 김장군님요~~~ ” 최장군 호색은 김장군 여신과의 정보교환을 끝내고
“ 이랴~~~~ ”... 힘찬 함성과 함께 그의 애마 황마(黃馬)와 함께 사냥터 속으로 몸을 맡겼다...
각 고을의 사냥은 순조롭게 계속되었다...
동래현 김장군은 마릿수 전술로 토끼를 수십 마리 취했고 간혹 멧돼지의 울음소리도 들리는 것으로 봐서는 토끼뿐 아니라 멧돼지도 포획이 되었을 것이고...
부산포 만호 성장군 휘하의 사냥 무리도 멧돼지 소리와 노루, 살쾡이 소리도 들려오고 있었다...
반면 기장 현령으로 갓 부임한 최장군 호색의 사냥 무리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고 있었다...
벌써 미시(未時 오후 1~3시 )가 지나고 신시(申時 오후 3~5시 )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런 소식도 없는 최장군을 향해 각 고을의 현령들은 차츰 걱정하기 시작하였다...
“ 최장군이 이럴 위인이 아닌데... 지금까지 어데 있는고?? 통 소식인 없네 불안쿠로~~ ” 이전 사수였던 김장군 여신이 걱정을 하고 있었고... 주위 현령들까지 지금이면 모습을 드러내야 될 최장군 호색에 대해 모두는 걱정을 넘어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때였다..... 절영도 좌측 계곡 호산(虎山) 골 근방에서
“어흥~~~~ 어흥~~~~ ”하는 천지가 무너질 기세의 벼락같은 소리가 들여왔다
“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고? 산군자(山君子) 호랑이 소리가 아니던가? ” 전체를 관리하던 첨사 박장군과 주위에 일찍 복귀를 한 각 고을 현령들은 소리의 실체가 분명하게 호랑이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잠시 후....
“ 장군님들~~~ 많이 기다리셨지예??? 쫌 늦었습니더~~~ ”
최장군과 그를 따르는 여덟의 장졸은 몸집이 사람의 두 세배는 커 보이는 사지가 축 늘어진 호랑이를 나무에 발을 묶어 여덟 명의 장졸이 힘겹게 옮기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
“ 아니 최장군 이게 어찌 된 일이오??? 착호갑사(捉虎甲士 호랑이를 전문으로 잡는 군인) 도 못 잡는 호랑이를 최장군이 어찌..... 어허 놀랍고 놀랍도다..... ” 찬사를 아끼지 않는 부산진성 박 첨사는 기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마 쪼매...그냥 쪼매 힘들었습니더... 예전에 부친께서 말씀하시길... 절영도 좌측 계곡 호산꼴이라 카는데가 있는데.. 거는 아무나 몬 드간다 안 했습니꺼... 드가면 빼(뼈)도 못 추리니 호산꼴은 가덜 말아야 된다 안캣습니꺼... 그래가 사나이가 뭐가 무서버 몬한다 하겠습니꺼... 마침 절영도도 오고 사냥도 하니 젤로 큰 놈을 잡아야 되지 않을까 캐가 이래 해 왔다 아입니꺼....하하하하...”
호색은 별거 아니라는 듯 설명하고 있었다....
“ 원래 범(호虎)은 주야(晝夜) 따로 없이 사는 짐승인데 오늘 같이 소리가 많이 나는 때는 굴에서 나오 덜 안는다 들었습니더... 소리에 민감해가.. 호굴이 있는 곳에 진을 치고 굴속에 꽹과리, 징, 북, 장구... 모두 할 것 없이 사물(四物) 소리를 굴속에 퍼부었다 아입니꺼... 소리가 굴속에서는 몇 배로 커진다 아입니꺼......그건 아무리 범이 은신술이 뛰어나다 캐싸도.... 고막이 터질 듯 한 소리는 참을 수 없었다 아입니꺼... ‘어흥’ 하고 뛰쳐나오는 범을 이 장율도(長率刀)로 단칼에 범의 심장을 찔렀다 아입니꺼... 심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났으면 지가... 여기 없었을 겁니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찔러야 이길 수 있다 아입니꺼~~~선친께서 알려주신 이명술(耳鳴術)을 썼다 아입니꺼.... 그래가 소리가 쪼매만 났습니더....”
“ 어허 기가 막힌 전술 일세 기가 막혀~~~~ ” 모든 장군 및 장졸들은 최장군 호색의 설명에 감탄 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 오늘 유시(酉時)도 다가 오니 모든 사냥감을 절영도 망루로 옮기시게~...” 박 첨사의 명이 떨어짐과 동시에 모든 장졸은 절영도 망루에 도열을 하였다....
하루 종일 안개가 끼었다 걷혔다를 반복하던 절영도 날씨는 유시(酉時 오후 5시)가 되자 서서히 붉은 노을과 함께 걷히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술시(戌時 오후 7~9시 ) 전이라 안개가 걷힌 절영도 앞바다의 시야는 넉넉해 보였다....
그런데 저 멀리 수평선 쪽에 검은 물체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망루를 담당하던 장졸의 입에서 급작스러운 떨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장군!!!!! 장군!!!! 저쪽을 보십시오 장군~~~~ ”
순간 모든 장수는 노을이 지는 붉은 절영도 앞바다를 손을 올려 눈 위로 가리며 멀리 응시를 하였다......
“ 성장군!!! 금일 왜의 세견선(왜의 무역선)이 몇 척이나 잡혀있소??” 다급히 물어보는 부산진성 박 첨사의 질문에
“ 예... 장군님!!!... 금일 부산포로 들어오는 세견선은 잡혀있지 않습니다...근래 세견선의 수가 급속히 줄어들어 어찌 된 상황인지 파악 중에 있었습니다..... 절제사(첨사) 장군님!!”
“ 아니 무어라!!!! 어~~~ 어~~~~ 어~~~ 배들이 왜 이리 많아진단 말이오???.... ” 점점 더 많아지는 왜선을 보며..박장군을 포함 주위 장수들은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
“장군님!!!! 왜선의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한두 척이 아니라 몇백 척은 족히 넘을 것입니다... 장군” 절영도 정상 망루병의 보고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제야 왜선이 세견선(무역선)이 아닌 군함임을 알아차리 부산진성 박첨사는...
“ 비상상황이다!!!!! 봉화( 烽火)를 올리고 왜가 침략했음을 지금 당장 알려라!!!....
전 장졸은 신속히 복귀하여 고을 백성을 성안으로 대피시키고 모든 선박은 배에 구멍을 뚫어 수장시키도록 령을 내려라!!!!”
부산진성 박첨사 박정은 왜와의 전쟁이 시작됨을 그 누구보다 빨리 판단을 하고 후속 조치로 모든 고을 백성과 어마무시하게 쳐들어오는 적에게 어선을 포획물로 넘기지 않기 위해 특단의 조치인 배를 수장시키라 령을 내렸다...
“ 지금 당장 모든 현령들은 듣거라!!! 현령들은 각자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최대한 공성전을 펼쳐 후방 조정에서 이 전란의 대책을 강구할 시간을 벌어줘야 됨을 명심할 것이야!!!! 알겠는가!!!!! ”
“ 예 장군 잘 알겠습니다.... 장군!!!!”
모든 장수는 타고 온 배 세척에 황급히 각자의 고을로 돌아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부산진성 박첨사는 다시 한번 망루에서 왜선의 동정을 살피었다
“ 내 마지막이 저 붉은 노을과 같을 지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