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지나칠 구름 아래
소나기가 내렸다.
'쏴아-'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다시
발 끝부터 머리끝까지
소나기는 고작 몇 초만에
온몸을 간지럼 태우더니
온몸을 축축이 적셔냈다.
가장 약한 옆구리를 간지럼 당할 때는
나도 모르게 웃어버리기도 했다.
소나기는 고작 몇 초만에
내 기분과 행복을
웃음으로 흠뻑 적셔냈다.
나는 그렇게
다시 올 소나기를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왜인지 가벼운 빗물은 나를 웃게 해 줄 것 같아서
왜인지 무거운 빗물은 내 눈물을 가려 줄 것 같아서
왜인지 빗물은 나의 갈증을 채워줄 것 같아서
왜인지 빗물은 나를 깨끗하게 씻겨줄 것 같아서
그래서 조용히 다시 와줄 소나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