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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Jul 01. 2024

혼술의 맛

우주 속에서 홀로

나는 혼자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

아무도 없는 칠흑 속

더 깊은 어둑함 내려앉는 것 같기 때문이다.


너무나 잔잔하고 고요해서

외롭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좋은 혼술.


안주를 집는 젓가락,

내려놓은 잔,

마침내 넘겨지는 꿀꺽 소리가,

새로운 음악이 되어 내 곁을 맴돈다.


우주 속에서 나만이 떠돌고 있는 것 같은.

정체된 모든 공기가 나에게 방문하는 것 같은.


나는 내가 거머쥔 정적 속에서

갑자기 웃어도 되고,

갑자기 울어도 된다.


나의 모든 것을 가만히 품어주는 혼술은

그래서 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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