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도중 발에 걸린 무언가
"이대로면 뒤쳐지는데"
마침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다
무언가에 걸려 넘어졌다.
'뭐가 나를 가로막은거지?'
나는 빨리 가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먼데,
내 발을 잡은 무언가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이대로면 뒤쳐지는데'
나는 결국 자리에 앉아 쉬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나를 지나가는 구름과,
이쁘게 핀 꽃과,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그렇게 스르륵 잠이 들었다.
***
눈을 떠보니
내 발을 잡던 무언가는
없어져 있었다.
나는 다시 앞을 향해 달려갔다.
그때 내 앞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던 누군가가
나와 같이 무언가에 걸려 넘어진 걸 보았다.
그도 자신의 발을 잡은 게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나는 멀리서 그를 지켜보았다.
그도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려
발버둥 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지쳤는지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그는 스르륵 잠에 들었다.
그가 잠들자
그 무언가는 커지더니
그의 등을 받쳐주었다.
그렇게 그를 쉬게 했다.
그 무언가는 '쉼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