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확대... IP 콘텐츠/ 프로젝트
게임사는 재미있는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고, 꾸준히 콘텐츠를 업데이트하여 그 재미를 잃지 않고... 각 콘텐츠나 시스템 간의 밸런스를 유지함으로써 게임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게임 참여를 노린다. 안정적인 게임 서버를 비롯해,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게임 내외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시 이를 기민하고도 명료하게 해결하여 평안하고 매끄러운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위의 내용들은 어찌 보면 매우 쉽지 않은 일임에도 <기본>에 해당된다. 재미있고 안정적이며,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아 무궁무진한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 콘텐츠는... 그 게임의 성패에 있어 정말 주요한 근간이다. 그리고 그 개발의 영역 너머에는, 신작에 대해 또 업데이트되는 콘텐츠에 대해 게임 사용자들로부터 끝없이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게임 내용이나 변화한 시스템 등을 온전하게 잘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퍼블리싱의 영역이 있다.
그리고 그 퍼블리싱의 영역에는 굉장히 다양한 시도가 포함된다. 각종 온라인 프로모션, 이벤트를 비롯하여 오프라인까지 이어지는 여러 행사와 팝업 스토어, 조형물 등의 물리적 시도 등... 모두가, 해당사의 신작 또는 특정 업데이트 비트 등에 대해 사용자의 참여와 이해,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퍼블리싱 시도이고, 노력이다. <참여>는 <경험>을 낳고, 그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의 경험은 매우 선명하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라이엇 게임즈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 그리고 발로란트(VALORANT), 전략적 팀 전투(Team Fight tactics, 이하 TFT) 등 자사의 대표작을 널리 알리고, 각종 업데이트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마케팅, 퍼블리셔, 홍보 담당들이 움직이고 있다. 또 한국 시장에서도 수 십 명에 불과한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인원들이 각 게임을 더 널리 알리고, 사용자들이 만족스러운 경험과 참여를 할 수 있도록 꽤나 성공적인 퍼블리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라이엇의 경우, 이 게임 개발/운영 및 마케팅/퍼블리싱의 영역 외 또 다르게 매우 발달한 영역이 있으니 바로 IP콘텐츠의 영역이다.
IP란, Intellectual Property Right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지적재산권, 즉 인간이 지적 창조물 중에서 법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에 법이 부여한 권리를 의미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IP콘텐츠, 또는 IP프로젝트라 함은 해당사의 IP를 활용해 다각적이고, 다채로운 콘텐츠적 시도를 총칭한다.
라이엇 게임즈는 그간 LoL세계관을 기반으로 음악, 뮤직비디오, 시네마틱 영상은 물론 코믹과 웹소설,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Arcane: 연재글 8화& 9화 참고)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고 다양한 영역의 IP콘텐츠, IP프로젝트를 시도해 왔다. 또 최근 몇 년에 걸쳐서는 그런 IP콘텐츠 시도를 자사의 발로란트 및 TFT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쉽게 말해, 게임의 IP와 유니버스, 그 스토리를 이용해서 또 다른 창조적 시도... 콘텐츠적 시도를 해 오고 있단 말이다.
왜?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IP를 확장해 게임 사용자들에게 풍성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서 게임에 대한 또 기업에 대한 긍정적 감정 연계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또 한편으로는 LoL, VAROLANT 등에 아직 익숙지 않은 이들로 하여금, 음악을 접하고,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접하면서 각 게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키워내기 위함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기존 사용자는 더 빠져들도록, 미 사용자는 새로운 관심을 갖도록 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라이엇의 이러한 IP콘텐츠 프로젝트 중 지금껏 가장 그 역사와 성과가 두드러지는 영역은 "음악"적 시도들이었다.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 사용자들, 특히 대표작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 사용자들 간에는 꽤나 익숙한 농담이 있다. 바로 "이 음악회사 왜 게임도 잘 만들지?" 란 농담이다. 이는 게임과 관련해 끊임없이 음악적 시도를 거듭하는 라이엇 게임즈를 긍정적으로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문장이다. 라이엇은 수년에 걸쳐 다양한 장르의,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를 보여왔고... 그 각각의 음악 또한 완성도가 높았다. 이에 굉장히 만족하고 자부심을 가진 사용자들이 농담 삼아, 아예 라이엇을 "게임도 잘 만드는 음악회사"로 부른 것.
사실 게임사들의 이런 음악적 시도는 라이엇 보다 앞서서도 빈번하게 있었다. 게임임 로그인/ 또는 대기 공간의 BGM을 직접 제작하거나, 일본의 거장 뮤지션과 특정 게임의 테마곡을 선보인다거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등과 대작 RPG(Role Playing Game)의 주제곡을 만들어 선보인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가는 모습을 보여 왔다. 게임 속 숨은 이야기, 캐릭터들의 관계나 지역 간의 대립의 역사 등 게임 유니버스를 보다 알차게, 또 다른 방식으로 사용자들에게 전달함에 있어 음악을 더 넓게 활용한 것.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신규 챔피언(LoL 내 캐릭터)이나 스킨 등의 신규 콘텐츠를 선보일 시, 통상 그 챔피언이나 스킨의 의미와 분위기를 담뿍 담아낸 로그인 뮤직 등을 선보여 왔는데 이 보다 진일보한 시도들이 있었다. 게임 속 특정 챔피언의 아픔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뮤직 비디오를 제작한다거나(e.g. <아무무: 슬픈 미라의 저주> 뮤직비디오), 게임 내 여러 명의 챔피언들이 뮤지션으로서의 또 다른 설정을 갖고 헤비메탈 그룹을 한다는 전제의 사운드 트랙을 선보인 경우들이다. (e.g. <펜타킬, Pentakill> 밴드 Mortal Reminder 뮤직비디오)
라이엇의 이런 시도도 처음부터 큰 관심과 호응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LoL 게임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라이엇이 아무무 캐릭터 뮤직 비디오까지 만든 거 알아? 그거 왜 만든 거야 갑자기..."라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라이엇 게임즈가 각 잡고 <음악> 프로젝트에 진심을 더하게 된 계기가 있으니 바로 <K/DA>다. K-POP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는, 전설의 가상 걸그룹이자 가상 아티스트 그룹인 <K/DA>.
<K/DA>는 2018년 한국 인천에서 진행된 2018 LoL 월드챔피언십, 즉 롤드컵 결승 오프닝 무대에서 공개된 라이엇 게임즈가 만든 가상 아티스트 그룹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내 4명의 매력적인 여성 챔피언인 아리(Ahri)와 이블린(Evelynn), 카이사(Kai’Sa), 아칼리(Akali)가 이 그룹의 멤버다. 그들의 게임 속 성격과 매력에 맞춰 라이엇 게임즈 뮤직본부에서 데뷔곡 팝스타(POP/STARS)를 제작했으며, 그 각각의 이미지에 맞춰 실제 4명의 뮤지션이 그 목소리 역을 맡아 노래를 녹음했다.
아리 역으로는 한국 아이돌 그룹 (여자)아이들의 미연이, 아칼리 역으로 같은 팀의 소연이, 그리고 이블린과 카이사 역으로는 매디슨 비어와 자이라 번스가 참여했다.
그야말로 게임 속 챔피언(캐릭터)들이 아티스트 그 자체인 것이고, 이들의 보이스 역으로 4명의 뮤지션이 함께 한 새로운 시도였다. 데뷔 시점인 2018년만 해도 아직 가상 아티스트 및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던 시기이다 보니 게임 플레이어 및 E스포츠 팬들, 그리고 이들을 취재하는 미디어 입장에서도 “그러니까 (여자)아이들 미연이 아리인 거지?”등의 질문이 많았지만, 그야말로 아리 그 자체가 K/DA의 본체인 샘이다.
K/DA라는 팀명 자체도 Kill, Death, Assist라는 LoL 게임 내 승부 지표에서 따왔다. 얼마나 신박한가.
이들이 처음이자 지금껏 유일하게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2018 롤드컵 결승 오프닝 무대는 더더욱 센세이션 했다. 그 해 롤드컵 주제곡(Anthem) 무대는 K/DA의 POP/STARS무대의 충격 덕에 사람들의 기억에 딱히 남지도 않았을 정도였달까.
<19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