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 도 이구아수(Foz do iguacu)
[세계 3대 폭포 이과수]
리우에서 짧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과수 폭포로 향했다. 마추픽추, 우유니사막과 함께 남미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의 3대 기대 여행지일 정도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고 또 그만큼 내 기대도 컸다.
이과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걸쳐 있고 두 곳의 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두 곳을 모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아르헨티나 쪽의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가 엄청난 홍수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버린 것이다!
악마의 목구멍 없는 아르헨티나 사이드는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후기가 많았기 때문에 과감히 브라질사이드만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이과수 공항 도착 예상시간은 오후 4시쯤이라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내일 여유롭게 관광할 예정이었는데, 비행기가 30분이나 일찍 공항에 도착해 버렸다. 브라질 이과수의 운영시간은 6시까지, 둘러보는데 한두 시간 정도 걸린다는 후기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했다.
이과수 국립공원에 들어오니 핑크색 호텔이 눈에 띄었다. 오후 6시가 되면 나가야 되는 일반 관광객들과 달리 여기 묵으면 석양이 지는 이과수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루에 80만 원이 넘는 돈이라 숙박할 엄두도 못 냈지만 말이다.
[자연 앞에 인간은 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이과수 트래킹 루트에 들어서자 폭포의 작은 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폭포의 가장 큰 줄기는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구경하는 사람들로 빼곡했고, 모두들 벌써부터 감탄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자 폭포 근처로 걸어가는 길은 점점 축축해졌고, 갈수록 물의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물줄기는 뭐든 집어삼킬 정도로 거세게 흐르고 있었고, 갈수록 물보라들이 내 얼굴을 때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이과수 폭포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나는 그 압도적인 광경에 '우와'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본 이과수를 눈앞에 마주하니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고 거칠었다. 끝없는 물줄기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소리는 천둥소리 같았고, 물이 떨어지며 생기는 바람에 휘청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치 영화 투모로우를 떠올리게 하는 광경이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연 앞에 이렇게 작은 존재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과수의 위엄을 감상한 나는 전망대에 올라 주변의 자연을 살펴보았다. 이과수는 폭포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 주변의 초록빛 숲과 하늘의 파란색이 어우러지며 한 폭의 그림처럼 완성되었다. 수없이 쏟아지는 물방울들이 햇빛을 받아 무지개를 만들어냈다. 이 장면 앞에서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되는 날이 있겠지?' 생각하며 발걸음을 숙소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