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괜찮을까?
다음 목적지 리우
풍경에 감탄도 하고 감기몸살 때문에 힘들기도 했던 플라야 델 카르멘을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일주일이나 머물렀지만 못한 게 많아서 그런지 아쉬운 점도 많았다. 이런 아쉬움이 나중에 다시 방문하는 계기를 만들겠지?
다음으로 향할 곳은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
보통 남미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반시계 방향으로 페루-볼리비아-칠레-아르헨티나-브라질 순서대로 방문한다. 앞쪽에 고지대가 많은 나라들을 해치우고 뒤쪽에 저지대에 위치한 나라를 방문하는 목적, 그리고 앞쪽에 인프라가 그다지 좋지 않은 나라를 방문하고 후반에 인프라 좋은 나라를 방문해 만족스럽게 끝내는 등의 이유도 있다. 하지만 나는 시계방향으로 브라질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왜냐고? 칸쿤공항에서 페루를 가는 것보다 리우에 가는 비행기가 훨씬 쌌기 때문에...
칸쿤에서 리우에 도착하기까지는 무려 13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중간에 파나마시티에서 경유하는 이유가 있지만 브라질이 정말 무시무시하게 큰 나라이기 때문
엄밀히 말하면 11시간의 비행시간이지만 칸쿤과 리우의 시차 때문에 아침 11시에 출발해 밤 12시에 도착하는 2시간이 더해지는 비행시간이었다.
사실 이런 긴 비행시간보다 걱정이었던 건 소문이 흉흉한 브라질의 치안 때문이었다. 실제로 살인율이 한국의 50배에 달할 정도로 강력 범죄율이 높은 나라였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이유에서 리우는 유일하게 여행 전 동행을 미리 구한 곳이었다.
잠은 잘 수 있는 거지?
비행기는 밤 12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지만 수화물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려 새벽 한 시에서야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버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하며 길가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밤이 되어도 축제 분위기가 여전하던 멕시코와는 달리, 길가에는 사람 자체가 없었고 차량도 거의 다니지 않는 상태였다. 다시 한번 긴장을 유지한 채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는 미리 늦게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린 덕에, 스태프가 웃으며 환영해 주었다. 긴장을 풀고 이제는 핸드폰만 충전하고 잠에 들면 되겠다 싶었는데 아뿔싸 플러그가 맞지 않았다. 분명 같은 220V인데 내 충전기의 플러그가 미세하게 더 커서 들어가지 않았다. 이러면 잠에 들 수 없잖아...
다급해진 마음에 스태프에게 달려갔다. "내 충전기의 플러그가 커서 들어가지가 않는데 충전기를 빌릴 수 있을까?" "지금은 없고 내일에나 빌려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주방에서 충전해 볼래?"
이게 될까 싶었지만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충전기를 꽂았는데 세상에 딱 맞는 구멍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핸드폰을 꽂아놓고 잠에 들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이게 내 핸드폰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 결국 주방에서 새벽 4시까지 충전기 옆을 지키다 잠에 들러 갈 수 있었다.
브라질, 첫날부터 호락호락하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