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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꽃 Aug 01. 2024

한여름의 시골 풍경, 꽃

자연 속을 거닐다

며칠 내내 비가 내리다 모처럼 비가 오지 않는 날이다.
잠깐씩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과 해는 없지만  얼핏 햇빛도 보인다.​​



파란 하늘을 보니 오랜만에 들떠서 집 근처 산책을 나섰다.
며칠 만에 나선 산책길엔 다양한 꽃들이 피어있다.
폭우로 모든 게 쓸려나갔을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시골의 꽃들은 강하다.
그래서 담은 7월의 시골 풍경,
폭우를 이겨내 더 예쁜 꽃들.​​


길을 걷다 마주친 작은 들꽃
정말 작은데 꽃의 형태를 온전하게 갖추고 있어 예쁘다.​​


둑길 옆에 노란 꽃이 군데군데 피어있다.
하늘 위 해는 없는데 셀 수 없이 많은 해가 풀잎 위에 떠있다.



계란 꽃,
개망초가 여기저기 예쁘게 피어있다.
계란 꽃이 곳곳에 필 때 즈음이면 여름의 중턱이다. ​​


물가에 피어난 주황빛 꽃들이 곳곳에 활짝 피어있다.
비가 오기 전 산책했을 땐 꽃잎이 펼쳐지지 않았었는데.​​
​읍내까지 이어지는
시골길 곳곳에 이어져 있다.

물가를 거닐며 바라보는 주황빛 향연이 초록 배경과 어우러져 한층 더 빛난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잎
자연 속 마주하는 모든 아름다움 중 제일 감사한 풍경​​
​꽃잎이 피어나는 순간을 본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



시시때때로 자연 속 풍경들이 변한다.
하늘도 먹구름이 빠르게 움직여 한 번씩 파란 하늘을 보여준다.​​


먹구름 사이로 뭉게구름이 참 예쁘다.
해는 없지만 저 멀리 해가 있음을 알려주듯 구름 너머엔 빛이 가득하다.
오늘은 완전한 해를 볼 수 없지만,
먹구름 뒤에 해가 있을 걸 생각하면 어둠도 견딜 수 있다.



농작물들이 많이 자랐다.
옥수수들의 키가 며칠 새에 훌쩍 자랐다.​​
옆 집의 인정 많은 옥수수밭주인인 할아버지는 한 번씩 오이나 옥수수를 가져다주신다.

시골에 살며 철마다 자라는 시골 작물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


작은 호박꽃
줄기 끝에 귀엽게 맺힌 노란 꽃잎이 참 예쁘다. ​​
곧 가을이면 이 작은 꽃에 커다란 호박이 열릴걸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며칠간의 비가 너무 거셌던 탓인지

한바탕 쏟아져내린 비에 풀들이 꺾였다.
여전히 물살은 무섭게 타고 내려가고 있다.​​


저 멀리 산에 구름이 걸려있었다.
구름 사이로 햇빛을 받은 산 하나에 그림 같은 빛이 내려앉는다.
그 순간의 이 모든 풍경이 그림 같다.



지난번 산책에 강 옆 웅덩이에 셀 수 없이 많은 올챙이들을 봤던 길,
한바탕 비가 지나간 뒤 다시 찾았는데
또다시 물이 고여있었고

분명 폭염 이후 올챙이들은 형태도 없이 사라졌었는데
이번에도 올챙이들이 많았다.
이번엔 지난번보다 더 많았고 심지어 많이 자라 있었다.
몇몇은 뒷다리까지 귀엽게 자라 있다.
도대체 이 작은 웅덩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았고,
뭘 먹고 자란 건지 의문이 든다.


통통하게 자란 올챙이들

며칠간의 비가 알 수 없는 경로로 올챙이들을 이곳으로 데려다 놓은 건 그렇다 치고,
한바탕 폭염이 지난 뒤엔
분명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는데.
어디서 또 나타나 이렇게 다리까지 생기며 통통하게 자라있는 건지.
올챙이들이 곧 죽을까 봐 잠시 걱정을 하다 인터넷의 날씨를 쳐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앞으로의 며칠간 또 비 소식이 있다는 거다.


올챙이들이 있는 작은 웅덩이가 마르지 않기를,
앞다리까지 무사히 자라 개구리가 되어 물가로 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곳곳에 앙증맞게 피어있는 이름 모를 보라색 꽃
여러 개의 꽃들이 한 줄기에 서로 기대어 붙어있어 더 풍성하고 예쁘다.​​


강원도 끝자락의 우리 동네엔

이제야 밤송이들이 자그맣게 달렸다.
이곳의 여름은 내 고향보다 늦다.​​

문득 고향의 밤송이는 지금쯤 다 열리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무심코 지나치다 골목길에서 만난 꽃들,
마치 저마다의 색을 뽐내며
환하게 예쁜 얼굴로 내게 안녕? 하고 인사하는 것 같다.



꽃잎을 닫고 있는 나팔꽃
나팔꽃은 아침에 환하게 꽃이다.
굳게 꽃잎을 닫은 나팔꽃을 발견하곤 아침의 활짝 피어난 모습도 담고 싶어 다음날 아침에도 다녀왔다.



늦은 아침이라 이미 꽃잎을 닫아버린 꽃도 있었다.
군데군데 핀 나팔꽃이 참 예뻤다.
오후가 되면 진다는 생각에 더 오래,
생그러 움을 눈에 담고 싶었다.



아침에 내린 소나기로 청초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는 곳곳의 예쁜 꽃들.​​


이 시골의 곳곳엔 누가 심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발길이 닿는 곳마다
여름의 대표적인 꽃이라 할 수 있는 수국도 환하게 피어있다.

아마 강원도 끝자락의 곳곳에 수국을 심어둔 사람은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심은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 더 예쁘게 느껴진다.
까만 밤에도 수국은 제 본연의 색을 내며 빛난다.
여름의 계절에 가장 예쁜 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길가의 화분에 아무렇게나 피어난 잔 꽃들.
작은 화분 속에도 또 다른 자연이,
생명들이 있다.​​


봄에 먼저 피었다 진 꽃들은 어느덧 열매를 맺고 각자의 색을 찾아가고 있다.
벚꽃이 지고 난 후의 버찌는 한철 맺혔다 벌써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철 따라 예견된 것처럼 빠르게 무언가가 생겨나고 사라진다.
자연 안에 있으면 어떤 순간엔 금방 사라지는 이 모든 게 두려웠다가, 그 자리에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들을 바라보다 보면 매 순간이 경이롭다.
자연의 모든 순간에, 곁에서 함께 숨 쉴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다.
나를 살게 하는 이곳.




나는 내가 사는 자연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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