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쟁송 : 또 다른 외계어

직장인의 노무사 시험 준비 이야기 14편

by 사내 노무사


1. 또 다른 외계어


- 원래 행정쟁송법은 원래 노무사 2차 시험의 필수 과목이 아니었는데, 2010년부터 필수 과목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2010년부터 민사소송법이 선택 과목으로 추가되었고. 행정쟁송법은 행정법의 영역 중에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크게 두 가지를 시험범위로 다루지만,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에 대해서 명확하고 풍성하고 답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기본적인 개념을 같이 공부해 줘야 한다.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넘어서는 행정의 기본 개념은 엄연히 시험범위 밖인데도...) 노무사가 행정쟁송을 공부하는 이유는 고용노동부나 노동관련 공단 등 행정기관에서 내리는 처분에 대한 구제 절차를 이해하고, 의뢰인 대리와 법률 자문을 위해서이다. 실무적으로는 노동위원회 구제심판절차 관련해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까지 당사자가 만족을 하지 못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라는 점과 관련이 깊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보면 시험의 공식적인 목적이고, 솔직히 이걸 왜 공부해야 하는지 잘 와닿지도 않았다. 행정처분, 취소소송, 무효확인소송, 원고적격, 피고적격, 소의 이익 개념부터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노무사 수험 공부하기 전에는 행정쟁송이란 단어를 들어보지도 못했다. 행정쟁송법 사례를 보더라도 노동위원회 재심 절차 등 몇몇을 제외하면 노동법과 연관되는 점도 별로 없다.


- 어쨌든 저쨌든, 필수과목인 이상, 노무사 수험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대학교에서 법학을 제대로 공부한 경험이 없다면, 행정쟁송법은 그냥 외계어라는 점. 1차 시험에서 민법이 외계어였다면, 2차 시험에서는 행정쟁송법이 외계어로서 발목을 잡는다. 바로 나 같은 사람. 민법의 개념을 간신히 이해하고 지식을 얻고, 그것을 객관식 문제로 푸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행정과 행정쟁송의 개념을 이해하고 지식을 얻고, 그것을 논술 답안지에 현출하는 것은 또 다른 극강의 어려움이었다. 그리고, 행정쟁송법에 나오는 판례는 대부분 행정법 판례다 보니, 기존에 공부하던 노동법 판례와는 결이 다른 경우가 많기도 하다. 수험생마다 노무사 2차 시험 4과목 중에 어떤 것이 가장 어렵냐라고 하면, 법학 Base의 수험생들은 인사노무관리를 꼽고(딱 떨어지지 않는, 애매한 개념과 설명이 많다. 반대로 나 같은 인사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오히려 그런 게 익숙했고), 비법학 Base의 수험생들은 행정쟁송법을 꼽는 경우가 많은데, 후자가 바로 나. 행정쟁송법은 개념부터 잡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 대학교 다닐 때 법학 공부 좀 할 걸 ㅠㅠ




2. 기초를 다지고, 기계처럼 쓰기


- 외계어라고 해서, 피할 수는 없었다. 필수 과목이니 어떻게든 헤쳐나가야 했는데, 딱히 묘수는 없었다. 열심히 기본 개념부터 속성으로 쌓는 것 말고는 다른 답이 있을 수가 없었다. 내가 선택한 행정쟁송법 선생님은 김기홍 선생님이었는데, 학사, 석사, 박사 과정까지 행정법을 전공한 (학사는 당연히 법학사였고, 박사과정은 졸업이 아니라 수료로 알고 있다) 이력 때문인지, 나름 기본 개념을 잘 잡아주는 선생님이었다. 특히 GS 0기 수업이 들어가기 전에 행정의 기본 개념을 알려주는 무료 특강이 있는데, 그 무료 특강을 2~3번 들으면 기본 개념을 잡는 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 하지만, 무료 특강만으로 모든 기본기를 터득했다고 할 순 없다. GS 0기부터가 본격적인데, 0기 1회독을 하고 GS 1기를 거쳐서 2기까지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강의와 모의고사를 따라가기가 버거울 정도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결국, GS 2기 수업을 들으면서도 GS 0기 수업을 복습 동영상으로 2번이나 더 듣고 기본서의 회독수를 급하게나마 늘렸는데, 그 정도까지 반복을 하니 그나마 조금씩 이해가 되긴 했다. (모르면 그냥 반복, 또 반복 밖에...그리고 외우자 또 외우자) 이것은 행정쟁송법이 노동법처럼 실체법이 아니라 절차법이다 보니 개념이 어려워도 그 양이 방대한 것이 아니고, 그러한 개념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의 범위도 크게 넓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결국 개념과 절차에 얼마나 빨리 익숙해지냐의 문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불의타가 거의 없는 과목이다 보니 행정법의 기본이론을 너무 세세하게 팔 필요는 없고, 학원 수업 때 활용하는 기본서와 사례집만 열심히 보면 된다는 점.


- 김기홍 선생님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학설이 조금은 독특하고(쉽게 얘기하면 소수설), 그리고 그 때문에 결론도 조금은 독특하다는 것. (이것은 다른 행정쟁송법 선생님들의 사례집과 비교해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모범 답안의 양 자체가 어마어마하다는 점. 이것을 시간 내에 다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계속 반복하고 반복해서 기계처럼 쓰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는데, GS 3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기계처럼 행정쟁송법 답안지를 쓰고 있던 나 자신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문제 딱 보고, 핵심 논점을 딱 파악한 후에 기계적으로 미친듯이 쓰면 된다. 거기까지가 쉽지 않아서 문제였지만) 김기홍 선생님이 수업 중에 "왜 수험생들은 저에게, 어떤 것을 안 외워도 되는지, 어떤 것을 공부해야 되는 범위에서 빼면 되냐고 물어보는지 모르겠어요. 하나라도 덜 외우고 하나라도 더 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라도 더 외워서 하나라도 더 써야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아, 그래서 그렇게 모범 답안의 양이 많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아, 그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라고 마음을 다잡았던 기억이 잊히질 않는다.


- 그동안의 노력이 그래도 헛되지 않았던 것인지, 노무사 2차 시험장에서 행정쟁송법 문제를 살펴보니, 논점이 눈에 잘 들어왔고, 시험 종료 종이 울릴 때까지 정말 미친듯이, 기계처럼 답안지를 써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행정쟁송법 점수는 66점. 노동법에서 어이없는 답 실수로 까먹었던 점수를 만회하고도 남을 점수. 결국 행정쟁송법이 날 합격의 길로 이끌어줬다는 생각이 든다.




- (15편에 계속됩니다)

- 본 포스팅은 직장인의 노무사 시험 준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총 3년의 수험 기간 동안 약 4~5개월의 휴직 기간을 포함하여 직장병행을 하면서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블로그에도 게시되어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myungnomusa/22392819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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