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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르빠 Jul 21. 2024

내리는 비는 내리더라도

무슨 비가 이렇게나 오는지. 누구의 아픈 가슴에서 씻어내야 할 사연이 그렇게 많은지.


아니면,

한 개만 편 우산 속에서 연인들의 머리를 맛대게 하는 비인가.


메마른 광야를 지나는 사람들의 타는 목마름을 달래주려는 비인가.


떠난 사람의 흔적을 추억 속으로  실려 보내려는 비인가.


내리는 비는 내리더라도,

홍제천의 징검다리는 넘치지 않게 해 다오. 그곳에는 다리 건너 비 갠 세상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내리는 비는 내리더라도,

바람은 불지 말아 다오. 그곳에서 먹이를 찾아야 할 다리 긴 흰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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