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 발행 후기
필자는 '고전을 통해 인생을 익힌다'라는 테마를 가지고 칼럼과 수기 형식의 글들을 써왔다. 지금 쓰는 이 글까지 합하면 총 10개의 글을 브런치스토리에 발행했다. 꽃샘추위가 드리우는 봄에 브런치스토리 작가신청을 넣고 첫 글을 쓴 지 엊그제 같은데 쓰고 보니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왔다. 지금의 글은 잠시 테마에서 벗어나 글을 발행하는 과정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느낀 후기를 써보려 한다.
우선 이 테마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작년 전공과목의 과제에서 비롯됐다. 과제는 필자가 쓰던 형식처럼 한국 고전 문학 작품과 사회 문제를 엮어 쓰는 칼럼 작성이었다. 당시 필자는 <토끼전> 속 '거짓말'에 주목해 현재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는 '가짜뉴스'와 엮었다. 이 글은 6회 차 '거짓으로 권력을 쥐는 사이버 레커'의 토대가 된다. 이 형식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고전 문학의 담화와 현대 사회의 현상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성' 때문이었다. 거짓말은 <토끼전> 속 용왕을 병들게 하는 치명적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러한 특성은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본질을 고전 문학에서 탐색하는 과정이 독특해 이러한 글을 더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게 되었고, 목표는 브런치북으로 묶을 수 있도록 학기 동안 최소 10개의 글을 써보는 것이었다.
발행 과정은 먼저 주제를 선정한 뒤 이와 연관된 고전문학 작품을 뽑는다. 사실 이 과정이 제일 어렵다. 고전 문학은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강한 만큼 누구나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찾기가 중요했고, 찾았더라도 고전 문학이 방대한 만큼 주제와 알맞은 작품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만 넘기면 그다음은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간다. 작품의 내용을 파악하고 주제와 관련된 참고자료를 탐색해 개념을 바로잡은 뒤 글을 작성한다. 작성이 끝나면 내용을 보충하는 사진과 출처를 가져온 뒤 퇴고 작업을 거쳐 최종 발행한다.
그렇게 한국 고전문학 작품 속 담화와 필자의 경험담 혹은 현대사회 속 현상을 매듭지어 나타난 주제에 대해 써내려 보았다. 지금까지의 주제로 운동과 운명, 끈기, 돈, MBTI, 사이버 레커, 안동 월영교, 가스라이팅, 고통과 용기에 대해 다루었다. 사실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면서 걱정도 많았다. 애초에 필자가 블로그를 작성한 적도 없는 터라 말 그대로 인터넷상 글을 올리는 작업이 처음이었다. 온라인 공간에서 글을 짜임새 있게 잘 쓸 수 있을까, 독자가 읽는데 어려움이 없을까, 주제와 내용을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까 등의 망설임을 느꼈다. 그렇지만 정기적으로 글을 작성하면서 나름대로 글의 구조를 설계하는 요령이 생기다 보니 심적으로 여유로워졌다. 나아가 필자가 발행한 글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밝히고 공감하는 독자의 댓글, 주변인의 피드백 덕분에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을 키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글을 쓰며 깨달은 점은 고전문학이 지금까지 전승될 수 있었던 이유에 '보편적인 정서의 공유'가 내포됐다는 점이다. 고전 문학은 시대 간의 경계를 허물어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혜와 교훈을 섬세하면서 기교적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철학적 사유를 담아낸 고전 문학은 글을 읽고 사유를 습득, 전파하는 독자와 연결되는데, 결국 그 간극에 나타나는 '공감대'가 고전 문학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힘이었다. 필자가 앞서 주제 찾기에 공들인 이유와도 상통한다.
통계를 살펴보니 필자의 글을 읽어본 조회수가 총 448회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적게 다가갈지 몰라도, 필자에게는 글을 흥미롭게 읽고 공감해 준 감사한 분들이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브런치스토리 발행에 고역만 남았을 것이다. 고전 문학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흥미롭게 읽히도록 글을 쓰는 것이 필자의 목표였는데, 비록 온라인 화면 너머의 반응을 알 수는 없지만 시간 내어 글을 읽어준 것에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음을 느낀다. 모두 감사하다.
지금까지의 글은 브런치북으로 묶어 발행할 예정이다. 필자에게도 하나의 책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앞으로도 쉼터를 제공하는 나무의 그늘처럼, 잠시 둘러보아도 주제에 대해 흥미로운 글을 쓰려 노력하는 필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