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그랜트(James P. Grant)의 사례와 사회적 기업가 정신
책 <사회적 기업가 정신>에서는 책의 본격적인 전개 이전에 사회적 기업가 정신의 정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란 시민들이 제도나 기관의 구축이나 변화를 통해 가난, 질병, 문맹, 환경 파괴, 인권침해 또는 부패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해소하고, 인류의 각종 고통을 덜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책은 왜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라는 제목을 선택했을까? 원서의 제목은 <Social entrepreneurship>이다. 이를 직역하면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긴 하지만, -ship이라는 접미사는 “state of being” 또는 “skill”이라는 의미가 있다. 능력, 기량, 성향 등으로 번역될 수 있었지만 왜 옮긴이는 ‘정신’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을지 고민해 보았다. 그 번역의 의미는 책의 내용에서 엿볼 수 있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은 창의력, 용기, 끈기, 공감 등 다양한 정신적 역량을 필요로 한다. 이와 더불어 자기 수정이 가능하고 성장 지향적이며 영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춘 변화과정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을 갖춘 기업가는 사회적 기업가가 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춘 것이다. 이에 더해 충분조건에는 바로 도덕성과 목적 지향점에 있다. 사회적 기업가가 상업적 기업가와 다른 가장 근본적인 점은 수익보다 사회적 영향을 최대화시키려고 한다는 궁극적인 지향점의 차이에 있다. 도덕성,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세계관, 사회적 가치 창출의 지향점 등은 ‘정신'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특성들이다. 정신(精神)은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또는 그런 작용, 마음의 자세나 태도, 사물의 근본적인 의의나 목적 또는 이념이나 사상 등을 가리킨다는 사전의 정의에서 이에 대한 접근이 적절함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한 사람의 사례를 책 <사회적 기업가와 새로운 생각의 힘>에서 접할 수 있었다. 미국의 제임스 그랜트(James P. Grant)는 유니세프에서 아동 복지 관련 일을 하던 인물이다. 개발도상국의 아동들이 의료 복지의 부재로 인해 끝없이 죽어나가고 있는 상황을 마주한 그랜트는 창의력과 영향력 확대라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으로 방법을 고안해 내었다. 사실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까닭에는 정말 저렴하고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가능한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정치적 의지의 부족등의 이유로 제공되고 있지 못했다. 그랜트는 개발도상국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이러한 복지 제도를 제안하였고 그의 끈기와 용기, 공감능력 등의 역량으로 많은 아이들에게 의료복지가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그의 모습에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두 책은 저자가 다른 개별적인 책이지만, 사회적 기업가의 정신에 대한 정의와 그 사례를 굉장히 연관성 있게 잘 나타내주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에는 꼭 기업가가 아니더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 내지는 시선, 영향력의 원을 확장시키는 운동 등을 실천할 수 있는 정신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보람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