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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레시피

가족만이 공유하고 있는 요리비법

by Lizzy Moon

완푸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내게 여러 번, 자신들이 준비한 워크숍에 참여해 줄 것을 은근히 권했다. 더 이상 피할 수 없어진 어느 날 나는 그들에게 활동지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이 준비한 질문들은 무척 다정했다.


1. 당신의 가족 중에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음식은 무엇입니까? 이 요리의 유래는 어디인가요? (조상에게서 물려받았나요, 아니면 할머니가 부모님께 가르쳐 주셨나요?)

2. 이 요리를 먹을 때마다 특정 가족이나 추억이 떠오르나요?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자세한 스토리는 마지막에 적어주세요)

3. 이 요리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알려주시고,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 주세요.

4. 언제, 어떻게 이 요리를 배웠나요?

5. 이 요리의 조리법이나 맛을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6. 우리의 문화적 특징을 나타내는 이 요리의 재료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7. 이 이야기를 듣고, 이 요리가 마음에 드셨나요?

8.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맛)이 있나요? 그것을 우리와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잠시, 우리 가족만이 갖고 있을 요리에 대한 추억들에 대해 생각했고 하나의 요리를 찾아냈다. 그리고, 긴 호흡으로 나는 우리 가족이 갖고 있는 요리에 대한 기억들을 담은 에세이를 작성했다.


<세대 간 소통 ; 요리로 연결되는 가족 간의 기억과 추억>


통영에서 태어나고 오랫동안 그곳에서 자란 아버지는 해산물 요리를 먹으며 자랐지만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머니는 그와는 반대로, 채소와 콩 등과 같은 요리들을 먹으며 자라났다. 식성도 입맛도 다르게 성장한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음식을 만들어 주며 서로의 입맛을 알아가고 또 맞춰가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산에서 나는 재료와 바라에서 나는 재료가 다르니, 서로의 식자재에 생소함을 느꼈던 부모님에게는 꽤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나의 어린 시절, 해산물을 즐겨 먹지 않는 내게 조금은 익숙한 맛과 냄새로 유인해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먹이고 싶었던 부모님의 생각이 담긴 요리인 “조개유곽”은 사실 통영지역에서는 사랑받은 소리라고 한다. 쌈장과 비슷해, 요리라고 말하기보단 소스에 가까운 이 요리는 조개와 된장, 각종 야채들을 참기름에 볶아내며 그 맛을 낸다. 완성한 조개유곽은 따뜻한 쌀밥 위에 가득 올려내고 깨소금을 톡톡 뿌려내고 계란 프라이를 하나 얹어 식탁 위 근사한 한 그릇 요리로 등장한다. 잘 구워진 마른 김을 싸서 참기름과 간장으로 만든 소스에 콕 찍어먹으면 정말 맛있다.


이 요리가 내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특별한 이유는 매번 수고스럽게 조갯살을 발라내고 그 껍질을 닦아내어 그릇으로 장만하며 완성된 조개유곽을 껍질에 담아내 가스불 위에 약한 불로 은근히 데워가며 훈연을 입혀내는 그 과정이 무척 섬세하기 때문이다. 태우지 않고 구워내는 그 정성을 우리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꽤 여러 과정들이 필요했었단 걸 안다. 참 정성스러운 식사를 준비해 주었던 부모님의 사랑이 담긴 요리라서, 아버지의 고향 전통 레시피에 어머니의 센스가 더해진 우리 집만의 요리라서 무척 특별하다고 생각된다. 요즘은 이렇게 수고롭게 준비해주시진 않지만 가끔, 우리의 추억을 다시 꺼내보고 싶을 때, 그럴 때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요청해 본다. 이제는 우리가 준비해 전해야 할 요리가 됐지만.


감사한 마음과, 추억을 담아서 준비해드리고 싶은 요리가 내게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한국에 가면,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해야겠다. 가족들이 웃음 속 추억과, 잊었던 기억을 을 서로 맞춰내며 다정하고 행복한 가족 간의 기억을 다시 찾아야겠다. 요리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가끔은 어떤 요리의 냄새가 스치기만 해도 장소가, 추억이, 사람을 떠올리고 추억하게 된다. 요리를 만들기 전에, 누구와 함께 먹을지 혹은 이 맛이 어떨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요리가 가진 강력한 힘- 마음을 나누고, 따뜻해지며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요리는 모두에게, 따뜻함을 전해낸다_ 사랑을 담아.


「跨世代的連結;用料理找回家的記憶」


我的爸爸出生並長大在統營,從小就常吃海鮮。而我的媽媽則是在農村長大,習慣吃蔬菜、豆類等食物。他們的口味原本很不同,但結婚後,兩人開始為彼此下廚,慢慢了解對方的喜好,並努力去調整和適應。山上和海邊的食材本來就不同,對於父母來說,那段互相學習彼此食材的時間,是非常重要的。

我小時候不太喜歡吃海鮮。於是父母做了一道叫「貝類醬(조개유곽)」的料理,希望我能在熟悉的味道和香氣中,嘗試吃新鮮的海鮮。這道料理在統營很受歡迎,比起主菜,它更像是一種醬料。用蛤蜊、韓國味噌和各種蔬菜加上香油炒香,最後鋪在熱騰騰的白飯上,撒上一點芝麻,再加顆煎蛋,就是一道溫暖又美味的飯。再搭配烤得酥脆的海苔,沾點醬油和香油,就特別好吃。

這道料理之所以特別,是因為它需要很多細心的準備。爸爸媽媽會仔細地把貝殼清洗乾淨,當作容器使用,然後用小火慢慢加熱,讓料理帶上微微的煙燻香氣。每一個步驟都很用心,不燒焦地完成它,是一種他們對家人的愛與用心。

這是屬於我們家的味道,是爸爸家鄉的食譜加上媽媽的溫柔巧思,才有的獨特料理。雖然現在他們不常這麼費工地做,但有時我們想念那段時光時,還是會小心地請他們再做一次。

現在,換我們來準備這道料理,傳遞那份愛與回憶。我覺得很幸福,還能用這道菜,為家人留下笑聲和溫暖的記憶。等我回韓國,一定要親手為家人煮一次。

料理有一種很特別的力量。有時候,只是一點味道飄過,就能想起一個地方、一段回憶或某個人。就算還沒開始煮,光是想像和誰一起吃、這道菜的味道,就已經讓人感到開心。這就是料理的魔法吧——分享心意,溫暖彼此,帶來幸福。

料理,讓每個人都感受到溫度。
用愛來傳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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