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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헤어지기

다시 만날 순간을 기다리며

by Lizzy Moon

두 달이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아주 멀리, 조금은 늦게 올 것만 같았던 귀국일도 점점 가까워지고 레지던시 퇴소 후의 짧은 남쪽 타이완 여행도 며칠 남지 않은 어느 날 스튜디오 정리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매일 만났던 식물들의 조각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나의 테이블을 단정히 정리하며 그동안 발견하고 만들어낸 나의 자연 속 색상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그때의 순간들을 회상해 봤다. 모든 순간들이 재미있었고, 신비했고 또 즐거웠다.


빌리지에서의 생활은 내게 참 소중하고 행복했다. 이곳의 사람들과 무척 친해졌고, 무엇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된 시간이었다. 잠시 한국으로 귀국해, 이곳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을 다듬고 이야기를 공유하는 워크숍과 아티스트토크를 진행하며 다음 과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다시 THAV에 돌아오기로 했다.


다시 돌아오는 8월은 무척 더운 여름날일테지만, 마음속 이곳은 무척 즐겁고 재미난 날들이 계속되는 날들이 이어지는 행복한 여름의 끝자락을 모두와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하고 또 믿는다.


THAV에서의 두 달. 겨울의 끝자락과 봄날의 사이, 나는 다정한 사람들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자라났다.


다시 만나는 여름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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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