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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빈 Jun 15. 2024

[우울증 극복 D-21] 3. 마법사의 세상구경




D-21. 세상구경 나가기


-마법사의 세상구경

30m 뒤에서 찍은 내 사진을 봤다. 

몸의 형태와 입은 옷의 90%가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옷이 그 사람의 이미지를 크게 좌우한다. 깔끔하고 단정한 옷을 입은 나는 호감 가고 배려 있는 말투로 연기하는 기본 이상의 연기자일 것이다. 

 

새로운 나로 방문한 적이 있었던 숍으로 옷을 사러 갔다. 숍 안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고 정신없이 바빴다. 

점원과 눈이 마주쳐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내가 먼저 한 인사에 점원이 예전과 달리 싹싹하게 말을 건넨다. 내가 외모에 투자할 마음이 있다는 생각에, 판매 증진을 위한 친절일 가능성도 클 테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원의 친절한 태도에 나는 기분이 좋았고, 그래서인지 마음에 쏙 드는 옷도 골랐다. 결국은 판매원과 나 모두 기분이 좋았다. 판매를 목적으로 베푼 친절이었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나를 대하는 다른 시선이 흥미로웠다. 

 

새로운 나로 음식점에도 방문했다. 

식당 입구에서도 내가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사장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맞아 주셨다. 

바쁜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우리 테이블에 부족한 반찬을 요청하기도 전에 먼저 채워주셨다. 우리 테이블을 눈여겨 봐주신 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나의 변화는 깔끔한 이미지로 상대방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뿐이었다. 

상점에 들어가기 전에 건네는 ‘안녕하세요’와 떠날 때 건네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마법 같았고, 내가 마술사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이 행동은 나에게 몇 배의 기쁨으로 돌아와 내 마음속을 다시 채웠다. 

얼어붙었던 내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마음에 해빙기가 시작된 듯했고 앞으로 올 변화가 점점 더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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