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배탈이 안 나고 다른 송충이들처럼 비슷하게 살 수 있다. 그리고 나쁜 일이 없으면 그게 행복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나도 사회에서 제시해 준 모범 답인 TV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먹고, 유행하는 옷을 입으며,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주변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라고 하는 건 ‘세상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 일뿐,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또, 개인의 삶의 목적은 저마다 다 달라 획일화될 수 없으며 우리 모두 안에 있는 ‘지니’를 불러내면 알 수 있게 된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로 우리 모두 안에 지니가 있다면 나도 이제는 솔잎이 아닌, 빨갛고 노란 열매도 맛보고 싶다. 송충이 다운 초록색 몸뚱이가 무지개 색깔이되, 다른 송충이들에게 놀림을 받을까 봐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호기심 천국인 나는 곧바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내가 익숙한 솔잎을 먹겠다고 의도한다면 지니가 두말없이 솔잎을 척하니 내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나는 파리로 날아가 스테이크에 레드와인을 마시기로 결심했다. 누구와 갈지 어떻게 가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가기로 마음먹고는 여러 책에서 중첩되는 방법을 택해 적용해 보기 시작했다.
[ 파리로 갈 방법 찾기 ]
->방법 1. 창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에고와 마음의 합일점 찾기다.
(에고와 마음의 합일은 저항 없이 순수하게 원하는 상황 이어야지만 작동된다. 나의 마음속 진심 여부는 나도 헛갈리지만 그냥 왠지 좋아 보이는 걸 고른다.)
->방법 2. 지니는완료형 언어로 정확히 표현하는 것만 알아들을 수 있다.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라고 하면 먹고 싶은 상황을 내어주고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라고 말하면 스테이가 앞에 있는 상황으로 바뀌는 식이다.
( 나의 반복되는 생각과 말로, 지니에게 정확한 문장으로 요청한 부분만 이루어진다.)
->방법 3. 에고식의 파리 여행과,마음식의 파리 여행을 따로 계획해 보기로 했다.
(아직은 지니를 부르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으니 이것저것 다해봤다.)
지니에게 목표를 이루어 달라고 비는 것이 아닌. 의도가 이루어진 느낌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기분을 얼마나 생생하게 느끼느냐에 따라 이루어지는 속도가 결정된다고 한다. 종이에 펜으로 목표를 직접 쓰면 효과가 크게 증폭되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 마음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나는 끼어드는 온갖 부정 드라마를 막기 위해, 이런저런 새로운 행동을 추가해 7살 에고를 정신없게 만들어야 했다.
[ 의도 주문방법 ]
1. 의도 주문 시에 가장 중요한 점은 미래형이 아닌 완료형이어야 한다.
(나는 파리에 가고 싶다) X
(나는 파리에 있다) O
2. 작은 것이라도 행동해야 한다.
행동은 부정적인 생각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월차를 못 내면 어떻게 ‘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전에, 비용 충당을 목적으로 한 알바를 한다. 결국은 반복되는 생각과 목표를 향한 행동이 창조된 현실로 데려간다. )
결론적으로 의도를 세우고 이루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지만, 파리로 날아가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에 레드와인을 맛볼 수 있었다.
지니의 존재를 믿을지 말지는 개인의 생각에 달렸다. 내가 의도한 바를 이룬 건지 지니가 이루어 준 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내 안에 든든한 백인 ‘지니’가 있다고 믿어보자!